유민우T [490103]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8-04-01 19:55:55
조회수 9,646

[유민우] '기출'을 너무 많이 봐서, 더 볼 게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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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유민우입니다.





"기출 지문은 너무 많이 봐서... 더 이상 공부할 게 없어요"

 

 

 

 

매년 수험생들이

한 번씩은 꼭 하는 말입니다.


그리곤 보통 제 칼럼을 보고

그 생각이 산산조각 나게 되지요.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잘 안다'라고 착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대니얼 사이먼스의 유명한 저서인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익숙함에서 비롯된 낙관적인 추측임에도,

우리는 스스로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


저자는 이를 두고 '지식착각'이라 부릅니다.

 

 


이는 TV 광고에서도 많이 쓰이는

'단순 노출 효과' 이론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잘 모르는 제품 광고에서

익숙한 배경 음악을 깔아 놓고,

반복해서 광고를 보여주면

사람들은 '왠지 내가 잘 아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공부할 때 우리가 느끼는 그 감정은

이러한 '단순 노출 효과'가

부정적인 쪽으로 적용된 것이지요.

 

 

기출 지문을 공부하면서,

더 나아가 '수능 공부' 그 자체에 있어서도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이

이러한 '익숙함에 따른 착각'입니다.



그저 많이 보고,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알고 있다'라고 착각하는 것.


 

 

 

"답은 물론이고 그걸 판단하는 과정까지 기억나는데,

기출 지문을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고3뿐만 아니라 재수생, N수생들은

수험 생활을 하는 동안 적어도 한두 번 이상은

기출 지문을 어떤 경로로든 접하게 되어 있습니다.


'몇 번 봤다'는 이유로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요.



  어찌보면 익숙해지고,

기억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아니, 여러 번 반복해서 봤는데도

오히려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부자연스러운 일 아닐까요? 

 

 


  이러한 문제는


제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

제 칼럼을 따라오고 있는

여러 학생들에게서도 흔히 보입니다.



강의를 계속 듣고,

칼럼을 계속 보는 그 자체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다 알고 있다'라고 착각하는 것 말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생각해 볼까요?

 

 

 

  어떤 학생 A가

유명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개념 정리 → 개념 적용 → 개념 심화 → 문제 풀이 → 파이널, 요약 정리"


1년 커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답니다.


매 강의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내용들을 배우게 되고,


지식이 점점 쌓이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도 공부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알고 있는 것도 많고,

문제 풀이도 다양하게 많이 했습니다.

 


 

  다른 학생 B도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12월부터 수능 직전까지

커리큘럼은 다르지만 내용이 항상 같다고 합니다.


'개념 정리'에서 공부한 내용을

'개념 적용'에서도 똑같이 공부하고,

문제 풀이도 똑같은 원칙으로 공부하고,

수능 직전 파이널에서도 같은 원칙으로 공부한답니다.




 

누가 더 올바르게 공부하고 있는 건가요?

 

 

 

 

  공부는,

하면 할수록 지겨워야 합니다.


어찌보면 지겨워야'만' 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본질만으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내야 하지요.



그래야만 시험장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어떤 난이도에서도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

매번 그 화려하고 신기한 어떤 내용들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순간.


오히려 진짜 중요한 '기본'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익히고 싶은 마음에,

정작 충분히 숙달해야할 '기본'을 건너뛰게 되지요.


몇 번 봐서 이제 다 안다는 말을 하며...

 

 

  

 

'매너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을 보니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독창미와 신선미를 잃는 일'이라 나오는 군요.


직장인들이 흔히

이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합니다.



직장인들도 그러한데,

하물며 더 어린 우리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변화'를 주는 것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수능의 본질'에

변화를 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리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마련이구요.



그렇다면?



담담하게,

지겨워도 이겨 내야 합니다.




물론 극복을 시도하는 그 과정에서

'아, 내가 익숙하기 때문에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여러 번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저는 수 년간 기출 지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문들을

외워'질' 정도로 많이 봤습니다.


한 지문에 적어도 수백 번은 봐왔으니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못보던

지나치던 것들이 종종 보입니다.


학생들을 통해 새롭게 깨닫기도 합니다.


여전히 저도

'그저 익숙해서 내가 다 안다고 착각했구나'를

깨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현장 강의도, 온라인 강의도, 칼럼도.

그리고 그냥 '기출 문제'도.


계속 보다보면 지겨워 집니다.


  항상 같은 얘기고, 항상 똑같은 풀이고... 




기출 문제도 그렇습니다.

항상 '같은' 문제만 출제되지요. 지겹게.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겨 내십시오. 

 

 


그게 분명 '결과적으로'

웃을 수 있게 될 '최단거리' 입니다.

  

 


 

보통 '너무 익숙해요'라고 말하는 것,

착각입니다.


좀 더 하다보면

'아니었구나'를 분명히 깨닫게 되고...


그 '과정'을 몇 번 왔다갔다 하며

'비로소' 잘 아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제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현강, 인강 수강생 및 칼럼을 통해 질문하는 학생들을 통틀어


'기출 지문이 정말 익숙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학생..


아직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잃을 일이 아니라

'인정'하고 발전해가면 될 일입니다.


  그걸 이겨내는 '과정'이 지속될 때,

어느 순간 '점수'가 바뀔 겁니다.


그리고 점수가 '안정'되지요.

 

 

 

 

  수능 공부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워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닙니다.


아는 것을, 매일 해오던 그러한,

너무 지겨운 그 과정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뿐입니다.









생각에 대한 생각

유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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