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6-03-13 00:06:46
조회수 5,905

[의대수기] (1편) - 불안한 시작 그리고 슬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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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수기] (2편) - 일시적 극복, 생사를 넘나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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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수기] (3편) - 겨울방학 1학기, "1일 1점씩"

(이어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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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에서 계속 뻘글이나 싸대던 쩝쩝접입니다.

제가 감히 수기를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쓰는 실력도 망이고, 보라눈알 분들에 비하면...)
그래도 나름 올리기야 올린 경험도 있고
매번 언젠간 수기를 써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었기에
도움이 되실까 하여 지금에서야 이렇게 겨우 이런 글이나 써봅니다.

수기는 여러편으로 나누어서 쓸 것 같고
(주로 고1~재수/ 삼반수 내용도 간략한 정도로는 서술)
당연히 공부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가령 무슨 게임을 했는데 재밌었다...나 어떤 예쁜 애 한명이 있었다 따위 등은 서술X)

연대기 식으로 서술할 예정이므로 조금 산만해질 듯 하고
대신 마지막 편에는 정리식으로 주저리주저리... 할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예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보자면
그당시 저는 모 지역모집단위 학교(남고)로 진학예정이었습니다.
당시 중학교 내신 50%에만 들면 추첨으로 선발하던 시스템이었는데
미달이 뜬 관계로 추첨은 생략되었지요.

왜 굳이 그런 험난한(?) 길로 들어섰었냐면
일단 중학교 수학선생님의 권유도 있었고
(그 당시에는 순수(?)하게도) 학교측의 "사교육없이도 자기주도학습을 하게 해주겠다."라는 말을 믿은 것
그리고 소위 '노는애'들이 없거나 미약한 학교로 진학하고 싶어서...

그렇게 진학은 했지만 뭐 중학교때도 암기과목 빨로 채웠던 내신이라
반배치고사? 거기서 많은 걱정을 했었지요.

아마 결과는
국어는 전교 약 30등쯤
수학은 약 70등쯤
영어는 저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네. 반배치고사는 완전히 개망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편없는 축에 속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준별 이동수업은 수학이 겨우 커트에 걸린 덕에
(윗반 4개/아랫반 4개 상태에서 윗반쪽으로 배정되었는데, 윗반내에서 1반 커트에 걸렸던 기억)
수학 1반 영어 2반으로 배정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래대로라면 3~4반이었겠지만, 1~2/3~4 수업 스케쥴이 정반대였으므로 높은 쪽인 수학 1반에 맞춰서 2반 강제조정)

그렇게 고1 생활을 시작하였지요.
그 당시에는 교육감 정책상 고1 3월을 치르지 않았기에 3월 모의고사는 없었으니
학교생활 적응에 집중하였지요.

아마 그당시 스케쥴이 7시 40분까지 등교를 한 다음 4시에 수업 종료
4시 30분~6시 1차 의무자습 6~7시 저녁시간 7시~10시(또는 11시) 2차 의무자습
뭐 토론동아리나 논술활동(라고 해봤자 고1따위가 뭘 하겠나요... 그냥 문제리뷰나 생물논술 풀이, 썰듣기 등...)으로 자습의 무료함을 달랬었지요.

새로운 시작으로 인한 긴장도 잠시, 고1 풀자습의 대가는 무료함과 피곤함의 시작이었지요.
그당시에는 수학의 정석이나 쎈, 능률보카로 공부하곤 했는데

매번 아침시간마다 능률보카 시험을 매일 봤기에
외워지지도 않는 영어단어를 가지고 끙끙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에 비해서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느린 상태였던 듯)
수학이야 정석피고 노트에다가 연습문제 풀이하거나 쎈문제 푸는게 일상이었고...

문제라면 독학공부 방법 등을 익히지 않은 채로 무작정 공부했던 것이었지요.
학교 커리큘럼상 1학기만에 고1수학(1학기 2학기 내용 모두)를 끝내고 2학기 때 수학1(구 교육과정/ 행렬+지수로그+점화식및 수열+무한등비급수로 구성)을 나가야 했는데도...

중학교 때만 해도 다니던 학원이 있었으니, 학원수업이나 한번 듣고 학교수업으로 두번 듣고
이런 식이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학교말을 믿은 것도 있었고, 당시 학교에서 학원다니는 것을
제재하거나 억제하는 정책을 폈기에...
(심지어 주말 아침자습때 학원을 이유로 빼는 아이들을 야자등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호통치는 일도 있었나...)

뭐 멘토링 역할하는 당직선생님들도 있었지만, 독학 공부법은 그리 자세하게 가르쳐주시진 않았던 듯...
그래도 학교수업이랑 그 비효율적(?)인 문제풀이법, 중학교나 겨울방학때 쌓았던 베이스로 그럭저럭은 버티었지요.
(중학교 겨울방학때 학원선생님이 "이 때 공부를 해야, 앞서간다."라고 하면서 공부를 시켰었는데... 그 때 한 공부들 덕분에 진도 강행군을 쫓아갔던 듯)
(사족을 달자면 한동안 서강대를 선호했던 이유)

중간고사 기준으로는 전과목 전교 15등대? 국영수만 기준으로는 전교 6등이라고
선생님이 칭찬하기도 했었지요. (물론 반에 전교1등이 있었으므로...)

그리고 6월 모의고사... 처음으로 치르는 모의고사라 살짝 긴장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게(?) 나와서 전교 30등이내가 드는 빌보드(?)에 걸리기는 했었지요.

아마 그때 성적으로는 (당시 명칭 기준)
언어영역은 90점으로 2등급
수리영역은 84점으로 1등급
외국어영역은 44점으로 4등급 (5등급 뜰 줄 알았는데...)
국사는 50점으로 1등급
화학, 생물은 1개?씩 틀려서 1등급
(아직 수능 개정안이 마련되고 있던 시절이라, 모의고사서 3개씩 보던게 가능)

영어가 찍는 것보다도 못한 점수가 나왔지만
"어차피 나는 고1이고... 수학 1등급이잖아?"라면서 스스로를 위안삼고선 혼자 신나하곤 했었죠.

그런데 여름방학무렵... 본격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슬럼프의 이유라면
평일동안 6시기상~1시, 2시 취침의 반복 (참고로 고1당시 입니다!)
계속된 자습과 여가시간 부족으로 인한 지침과 피로
스피드하게 나가는 진도에 비해서, 학교수업에서 설명의 불충분이나 따라가지 못하는 공부속도
(2학기 진도를 위해 보충수업을 들었는데... 그게 중간고사가 아니라 기말고사 범위였다네?)
투입 시간량에 비해서 나오지 않는 내신으로 인한 피로 등등...

이는 공부 동기나 동력의 상실로 이어지면서 여름방학동안 슬럼프의 조짐이 다가옵니다.
결국 중간고사 무렵, 슬럼프의 조짐은 실체를 드러냈지요.

내신 수학 5등급

1학기 내신인 2등급에 비하면 등급상으로도 형편없었고
점수도 90점대에서 5~60점대로 떨어질 만큼 심각했지요.

슬럼프가 터질 때, 다른 것과 시너지를 낸다면 엄청난 효과를 내겠지요.
결국 공부의 동력은 사실상 상실상태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1 11월 모의고사는 처참한 결과로 이를 증명하였지요.

언어영역 80점 3등급
수리영역 45점 3등급(4등급뜰 줄 알았는데...)

탐구는 국사 2~3개, 화생 1~2개로 1등급이 떴지만 고1 탐구이니 무의미일테고...

여하튼 수리영역(수학)의 엄청난 후퇴는 그당시 저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과진학을 위한 근거였던 수학이 박살이 난 상태였으니까요...


뭐 그렇다 하더래도 다행히 후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외국어영역 84점 3등급

고1 6월의 44점 4등급(사실상 5등급)의 성적과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중간에 변화를 주었던 요소라면
단어량의 자연스러운 누적들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서 생각해보면 크게 두가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듣기 스크립트

뭐 이거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 영어 2학기 수행평가가
듣기문제 풀이였는데, 범위를 수능기출 듣기로 주었지요. (작년이나 재작년 수능으로 기억)
듣기를 못하는 상태였다보니, 처음에는 내용을 외우려 했지만 무리임을 느끼고
스크립트를 보면서 듣기로 전환해서 수행평가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게 듣기실력 향상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두번째는 독해방법 전환

의외로 중하위권 학생들에겐 이런 독해버릇이 있겠지요.

"올려서 해석하기" (또는 "왔다갔다 해석하기")
(의역과는 다릅니다 의역과는)

이런 잘못된 방법을 굳이 설명하자면, 한국어 어순처럼 SOV 순으로 해석을 시도하고
형용사구 같은 수식어들도 올려서 해석하려는 버릇이지요

뭐 과거 쉬운수능이나 학력고사같은 그런 시절에는 영어가 쉬웠으니 저 방법으로도 되었겠지요.
하지만 (고1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7차교육과정 영어에서는 통하지 않는 방법이지요.
왔다갔다 계속하다간 시간소비가 극심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바꾼 방법은

"직독직해"
(어휴... 거진 몇년만에 보는 단어네요.)
(끊어서 읽기라고도 하지만... 기계적 끊어읽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읽기쪽이라고 해두죠.)
(여담으로 이후 고3때 2차수정이 가해집니다.)


(물론 학원등록후 지도를 받은 것이지만)
'직독직해'로 해석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었습니다.

매번 해석할때 다시 해석하면서
SOV가 아닌 SVO로 접근하려 노력하고...
머리에서 즉각적으로 이해하려 시도하고...
형용사구도 올려서 해석이 아닌 즉각 해석으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이런 점으로 인해 고1 11월에 비약적인 상승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슬럼프는 계속되었고
결국 고1 기말고사 후
수학내신은 5등급으로 마무리를 하였지요.

한편 슬럼프동안 공부동기의 상실로 인해
자습시간을 때울거리를 찾던 저...

결국 "책"이라는 하나의 무료함을 달랠 소재를 찾아
따분한 자습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공부동기의 상실로 인해 접근한 "책"이
1차 슬럼프 탈출의 열쇠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지요...

- 너무 길어지니, 다음 내용은 2편으로... -
(책으로 인한 결과 및 고2때 일시적 극복, 그리고 2차 슬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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