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6-10-31 03:00:12
조회수 13,073

[16수능 썰] (인트로) 의사가 되고 싶었던 꿈

게시글 주소: https://cheetar.orbi.kr/0009474840

귀차니즘이나 바빴던 시간으로 여러번 엎어졌던 글을

완결지어 달라는 분들의 요청으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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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9107228

이전 스토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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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이제는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을 그 시절

한 아이가 있었다.


어렸을 적

그 아이는 잦은 병치레를 가졌다.


특히 호흡기가 약하다보니

수영을 하다가도

기관지가 악화되었으니 수영을 중단하라는

의사에 권유에 따라

수영을 그만 두는 일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 아이에게

병원은 그렇게 일상 속의 한 부분이었다.


그 아이가 네 살에서 다섯 살 사이였을 무렵

(정확히 전해지지는 않는다.)

폐렴은 갑작스럽게 그 아이를 찾아왔다.


그 아이는 처음으로 입원생활이라는 것을 경험했고

링거를 맞은 채로 병원밥과 함께 수개월을 보냈다.


민중병원(건국대 대학병원)의 어느 병실에서

그 아이는

함박눈이 내리는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서서히 저물어가는 일천년대를 그저 바라만 봤다.


퇴원할 무렵 어느 의사가

그 아이한테 무엇이 되고싶냐고 질문을 넌지시 던졌다.

그 아이는 대답했다.

"아픈 사람들을 고쳐줘서 낫게 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순수한 의도만으로 말이다.


처음에는 다들 그저 어린 아이니까

언젠가는 바뀌겠지 하고 시큰둥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다른 또래 아이들이 모두

꿈이 매일매일 바뀌는 동안에도

그 아이의 꿈은 변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 아이의 엄마는

조용히 그 아이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그 아이는 

초등학생 4학년이 되었다. 


그 즈음부터 세상 돌아가는 일에

서서히 관심을 가지게 된 그 아이는

뉴스를 검색해보고 있다가 

어떤 한 기사를 발견했다.


그 즈음부터 갑작스럽게

불타오른 '의대 광풍'을 다룬 기사.

"왜 나이든 사람들도 의대를 가려고 하는 걸까?"

기사를 보고 생긴 그 작은 의문은

그 아이의 꿈이 현실로 내딛게 되는 

첫번째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아이의 꿈은 마냥 순탄치 않았다.

집안 형편이 급작스럽게 어려워지면서

쌀 걱정을 하게 될 정도로

점점 환경요건이 안 좋아지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래도 그 아이는 아직은

그저 순수한 아이였기에 

그런 것 따위는 몰랐다.

그냥 그저 절약하는 게 좋다는 말에

신나가지고 간장에 밥 비벼먹고

그저 책 속에 푹 빠져들 뿐이었다.


5학년 가을이었을까 

어느샌가부터

아빠는 그 아이에게 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대학을 위해 공부해야지."


"대원외고가 그렇게 인맥이 좋단다. 외고에 진학해서 문과를 선택한 다음 법대를 가렴. 그리고 판검사가 되거라."


그 아이는 싫다고 맞섰다.

아빠 또한 고집을 꺾지는 않았다.


6학년 어느 봄이었을까 여름이었을까

한창 로스쿨 시행으로 언론들이 떠들썩하던 때였다.


그당시 구독하던 동아일보나 펼치고서

로스쿨 기사들을 읽던 중

술을 거하게 걸치고서 집에 들어온 아빠는

그 아이에게 항복선언 비스무리한 말을 했다.


"이제 로스쿨이 시행된댄다... 등록금은 비싸서 돈있는 사람이 유리한... 문과 안 가도 좋다. 아빠가 양보하마..."


기뻤다. 한 편으로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부모님과의 줄다리기에서

의도치않게 이겨버린 아이는

어느덧 의대를 위해 이과진학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그저

의대를 가기 쉽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에

과학고를 목표로 해보기도 하고


관심도 없는 (그 당시엔 오히려 냉소적이었던)

저탄소 녹색성장 논술 및 알고리즘 대회도 나가고

별 짓을 다 해볼 정도였다.

그저 의대를 가서 의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말이다.


"도대체 공무원한테 얼마나 한이 맺혔다고 월급 동결을 몇 년째 하는거야..."


공무원이었던 아빠 직업 특성상

3년 연속 월급 동결은 그야말로 치명타였다.

더욱 어려워진 집안형편 속에서


아빠가 매일같이

사무관 승진시험과 

명예퇴직 후 법무사 개업 카드들을 

만지작거리던 중3 시절의 그 아이는

지역형 자사고로 진학했다.



그 이후는 이전 스토리에서의 이야기와 대부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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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당시 학원에서 "돈 버는 게 목적이면 문과-경제학과 루트를 탔죠."라고 했다가

학원 선생님한테 "아니야. 여기가 월가도 아니고. 의사가 돈 얼마나 잘 버는데"라고

참교육을 당한 일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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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수능 직전

수학에서 역전극을 이끌어냈지만

국어에서 통한의 실패로 인해

의대는 한 발짝 멀어지고


원서전략에서 재수 담임선생님에게

넘어가는 순간

의대는 저 멀리 날아갔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대학을 들어간 다음에는

점점 적응해가면서 막판에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 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렇듯 필자의 인생에서 의사는

항상 떨어지지 않았던 꿈 중 일부였다.


하지만 이전 이야기에서 

역시 서술했듯이

첫 대학 새내기를 겪으면서

필자의 꿈은 의사에서 '일반학문 교수' 쪽으로

다소 변해있던 상황이었고

안암에서의 대학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상태였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했던 그 당시의 자신


이 상태에서 어떻게 삼반수로 진입했을까...는 

지금 생각하면 다소 신기하다.

마치 뭔가에 홀린 듯이...


다음 편부터는

대략 그 시기 즈음부터 시작할 듯 하다.

어떻게 다시 재도전을 하게 되었고

그 재도전을 통해 어떻게 의대를 갔는지 말이다.





p.s

1.

중딩때 변호사를 생각해봤다가

말빨 고려하고서 "난 능력이 안 돼. 난 아니야~"하고 포기하고

역사학과 쪽도 잠깐 생각해봤다가

배틀력이 넘치는 뉴OOO 분들을 보고서

"XX 저런 사람들이랑 싸워야 해? 안 해" 하고 gg친 이력



2.


'가지 않은 길' '압박' '방아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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