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변호사기 알려주는, 공부 하는 법 (공부 '잘' 하는 법 X)
오르비 후배님 여러분
저는 나름 공부를 오래 해온 편입니다.
대치동에서 중학교를 나와 대원외고에 갔고, 이후 삼수까지 해서 고려대에 가서 (당시엔 너무 뒤쳐진 것 같다고 느꼈기에) 병역 외에는 휴학 없이 4년 스트레이트로 졸업해서 서울대 로스쿨까지 나와서 변호사가 됐으니,
어떤 수험을 위해 공부한 것이 거진 중3(2007.)부터 로3(2021.)까지 하여 15년 정도 되네요..! (세보면서 저도 놀랐습니다. ?)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극히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당연히 힘들어 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공부가 너무 싫었는데, 어떤 시점부터는 나름 적응이 되었습니다.
공부가 힘든 것은 사실 공부 그 자체가 힘들기 때문보다는, 공부를 시작하는 그 과정이 힘들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문제 의식을 잘 설정해야 합니다.
공부 자체가 힘든 것인지, 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이 힘든 것인지요.
보통 대부분의 문제는 후자에 있는데, 전자라고 잘못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수험 스트레스는, 일단 공부를 하면 많이 풀립니다.
공부는 사실 공부를 안 해서 힘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부를 어떻게 시작할까요?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요.
일단 밖에 나가는 것입니다. 카페든, 스터디카페든, 독서실이든, 학교 열람실이든 무조건 나갑니다.
나가서 휴대폰 같이 나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것은 가방에 넣어 버리고(전업 수험생이라면, 공부하는 장소에 휴대폰은 아예 들고 가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일단 손을 써서 푸는 공부를 합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생각이 아니라 손이 하는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10분, 20분 정도 공부를 하고 나면 어느 정도 공부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만 잘해도 평균 이상은 무조건 합니다.
정말입니다. 제가 로스쿨까지 나와서 확실히 확인한 것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꾸준히 뭔가를 하지 않습니다.
저도, 삼수 때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공부가 하기 싫고 잘 안되면, 일단 수학 문제를 풀었습니다. 난이도는 너무 어렵지 않은 문제로요.
그래서 그냥 식을 슥슥 적어나가면서 두 문제, 세 문제 씩을 풀다보면 공부가 발동이 됩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힘들고 지겨우면 이제 다른 과목을 공부하구요.
계획은 단순했기 때문에(하루에 국어 2시간, 수학 4시간, 영어 1시간, 탐구 2시간 등으로, 최대한 단순화시켰습니다), 이렇게 세부적인 과정은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했구요.
여기에 더해서, 손을 써서 뭔가를 푼다는 것이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의 핵심이고,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공부를 하는 것의 핵심이기에,
저는 여러 종류의 필기구와 종이를 준비해서 그날 마음에 드는 필기구와 종이로 문제를 풀어 나갔습니다.
어떤 날은 부드러운 샤프심에 모의고사 이면지에 문제를 풀었고, 어떤 날은 검정색 수성펜을 A4 용지에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은근히 필기감이 좋았던 300원짜리 수성펜
그 날 유독 손에 감기는 조합이 있거든요.
그리고 노래도 들으면서 했습니다.
듣고 싶은 노래를 들으면서 기분 좋은 필기구로 쉬운 수학 문제를 슥슥 풀고 있으면 어느새 공부는 시작이 됩니다.
집중이 더 잘되냐, 안되냐의 차이는 미미합니다.
일단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니까요.
변시를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터디카페에 가서 듣고 싶은 노래를 들으면서 변시 객관식 기출문제집을 풉니다.
사례형, 기록형은 문제의 볼륨 자체가 커서 시작하기가 어렵거든요.
변호사시험 11회 민사법 선택형 문제 중 일부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집중이 붙었다 싶으면,
사례형 문제를 보면서 시험지에 현출시켜야 하는 키워드를 떠올립니다. Full 답안을 작성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쉬운 것부터 쉽게 쉽게 공부를 시작하면, 점층적으로 어렵고 많은 내용까지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울대 로스쿨 내부 커뮤니티인 로스누에서도, 공부가 안 된다는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동기님들과 선후배님들의 하소연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면 그 댓글들은 대부분 이런 내용입니다.
일단 나가서 뭐라도 해봐라.
자취방에서 나간다는 행위는 사실 아주 쉽지 않습니까. 뭐라도 하는 것도 어렵지 않죠.
그런데 일단 그렇게 쉬운 허들을 넘으면, 조금씩 높은 허들을 넘는 것이 쉬워집니다.
공부를 잘 하려고 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공부를 하기만 해도, 꾸준히 하면 잘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원래 부담이 크고 잘 안 됩니다.
그러니 그냥 공부를 '시작'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세요. 생각보다 쉬워질 겁니다.
그리고 문제 상황을 해체해서 정말로 내가 뭘 어려워 하는지에 대한 특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잖아요?
(리트 언어이해 공부에서도 제가 강조드리는 내용입니다.)
공부에도 적용이 됩니다.
저는 요즘 1일 1블로그를 해서 저에 대한 노출도를 높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생각보다 블로그 게시물을 쓰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자리에 앉아서 뭐라도 쓰면, 부족하더라도 시작이 되더라구요.
글 쓰는게 목표가 아니라 일단 앉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입니다.
*제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을 그대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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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뜨이는 기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삼수를 고민 중이며 로스쿨 생각이 있는 학생입니다. 혹시 쪽지로 궁금한 점 질문드려도 될까요
네, 쪽지 남겨주시면 확인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변호사님, 독학으로 민법, 형법을 공부하고 싶은데요, 인터넷 강의를 들을까했는데 비용이 후덜덜 하더라고요,, 이제 의대 예과생이어서 법학엔 노베이스인데,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혼자 책으로 공부하려고 할 때, 어떤 책을 추천하시나요..? 쉽게 나와있는 책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법학은 체계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세부적 내용이 이해되는 것이 특징이라, 집중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양창수 민법입문, 신호진 형법요론이 개론적인 내용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