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 쪽지

2013-01-18 13:45:05
조회수 23,761

한국사, 강민성 vs 고종훈... 선택을 돕기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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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그런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들을 위해 잠깐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하니 '참고'만 하세요.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1. 강민성의 장점과 단점

(1) 장점

강민성은 소위 '흐름'의 달인입니다.

그리고 국사에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흐름이라는 건 다른 게 아닙니다.

국사라는 과목의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쭉 흘러내려오는 역사고,

어떤 사건에는 반드시 그것의 원인과 결과가 나타남과 동시에,

그 결과가 다시 후대의 사건의 원인이 되는,

소위 인과관계가 분명한 과목이기 때문에 흐름이 중요합니다.


강민성은 바로 그러한 흐름의 달인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많은 '배경지식'과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들려주는 과정에서 암기량을 줄여줍니다.

소위 연도를 외울 필요가 없다는 건 그 한 부분입니다.


(2) 단점

하지만 그런 만큼 양이 많습니다.

이론편이 개념과 심화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오르비에서 강민성 개념과 심화 둘 다 꼭 봐야 하느냐는 질문을 꽤 자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양을 줄여주는 강의가 아니라 늘려주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2. 고종훈의 장점과 단점

(1) 장점

고종훈은 '정리'의 달인입니다.

이건 다시 말해 가장 수험 적합한 강의를 한다는 뜻입니다.

어차피 시험장에 들고가야 하는 건,

최소한으로 정리된 지식입니다.

수험 전 하루나 이틀 동안 볼 수 있는 양 만큼 컴팩트하게 정리해서,

그걸 머릿속에 차곡차곡 집어넣어 수험장에서 0.1초의 고민도 없이 빼내 문제를 푸는...

그런 수험 공부에 가장 적합하게 가르치는 게 바로 고종훈입니다.


불필요한 설명도, 배경지식도, 재미도 필요없습니다.

딱, 할 것만 합니다. 나올 것만 합니다.

시험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이 없다면 할 수 없는 강의입니다.


(2) 단점

컴팩트하게 수업하는 만큼 깊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배경지식이나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도 축약하거나 생략하는 경우가 있어,

국사를 완전 처음 시작하는 수험생은 애를 먹을 가능성이 큽니다.

교재에 버젓이 써 있는 단어인데 설명을 안 하고 넘어가는 경우,

또는 잠깐 언급만 하되 "~알지?"하는 경우가 꽤 빈번합니다.

1학년 때 내신으로 국사를 가볍게라도 한 번 봤거나,

한국산능력검정시험 등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지 않은,

그야말로 맨땅에서 시작하는 분이라면 수업 따라가기가 버거울 수 있습니다.



3. 예를 들어 설명

가령 고조선에 대해 설명할 때,

강민성은 기자조선에 대해 언급하지만 고종훈은 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세운 '고'조선과 기자조선, 위만의 위만조선,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

사실 기자조선은 조선시대까지 그 존재를 믿어왔지만,

현대 들어 학계의 연구 결과 기자조선은 허구의 존재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국사 교과서에서도 기자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죠.

하지만 조선시대까지 주자에 죽고 주자에 살며  성리학자들은,

주나라에서 건너온 기자의 존재를 철썩같이 믿고 숭배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시험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죠.
(교과서에도 없는 게 시험에 나오겠습니까)


강민성은 기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종훈은 하지 않습니다.


강민성이 이야기하는 것은 기자를 언급하는 게 고조선의 이해를 쉽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고,

고종훈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기자가 시험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만이 쿠테타로 권력을 잡고 기존의 왕이었던 준왕을 쫓아냅니다.

그래서 그 준왕과 일파는 남쪽의 삼한 지역으로 내려갑니다.


이 과정에서 강민성은 기자에 대해 언급하며 소위 '야사'를 들려줍니다.

준왕이 기자의 후손이기 때문에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성씨를 달리 썼는데,

지금의 기씨, 한씨, 선우씨, 남궁씨는 모두 기자를 조상으로 하는 성씨다...

어쩌고 저쩌고... 이러면서 한 3, 4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듣는 입장에선,

재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수업시간이 길어지죠.


그러나 고종훈은 아예 기자를 언급하지 않고,

짤막하게 위만이 준왕을 내쫓고 왕위와 올랐다, 철기문화를 본격적으로 수용했다...

이러한 정리된 한 문장을 이야기해주고 넘어갑니다.

딱딱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수업시간은 짧아집니다.



4. 개정 한국사에 관해

그런데 올해부터 수능 국사가 크게 바뀝니다.

기존의 국사와 근현대사를 합쳐 한국사라는 하나의 과목으로 만들고,

그 비중을 국사(전근대사) 3 : 근현대사 7 로 해놓은 것이죠.

그리고 국사 파트의 문제는 상당히 쉽게, 국민상식 수준에서 출제하게 한다는 방침입니다.

한마디로 한국사는 근현대사가 되어 버린 겁니다.


만약 국사가 작년과 같은 이원화 체제(국사와 근현대사)였다면 저는,

국사 처음 하는 사람은 강민성하고 잠깐이라도 했던 사람은 고종훈을 들어라,

고 말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그게 아니라 하나로 합쳐진 이상,

그리고 그 비중이 근현대사가 훨씬 커진 이상,

개인적으로는 고종훈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근현대사는 1863년 고종 즉위부터 2000년 남북정삼회담까지의 147년의 역사를 배우는 과목입니다.

연도 암기는 필수고 거창한 인과관계도, 대단힌 배경지식도 필요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순도 100%의 암기과목입니다.

예컨대 동학농민운동의 경우 1894년 1월 고부민란부터 1896년 2월 아관파천까지...

2년 2개월의 이야기를 월별로 쪼개어 외워야 합니다.
(1894년 1월 고부민란, 3월 1차 농민봉기, 4월 황토현 전투, 장성 전투, 4월 27일 전주성 점령, 5월 전주화약 블라블라...)

그래야 문제가 풀립니다. -_-;;
(47점과 50점을 가르는 문제들이 대개 그렇습니다)

인과관계나 배경지식을 쌓아 흐름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컴팩트하게 정리해서 달달 외우게 하는,

강사가 더 적합한 과목이라 봅니다.


150년이 채 안 되는 역사를 배우는 과목이기 때문에,

굳이 심화 학습 같은 걸 할 필요도 없습니다.

60분짜리 수업 35강 내외면 충분하고도 남는 과목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볼 땐 고종훈이 수험 적합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입니다.


올해 한국사 강좌도 두 강사 모두 시작했는데,

연간 커리큘럼을 확인해 보니,

고종훈은 35강짜리 개념강의 하나만 할 생각이고,

강민성은 45강짜리 개념과 심화 두 개를 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국사를 수험 뿐만 아니라 교양으로도 배워보고 싶고,

탐구가 두 과목으로 줄었으니 시간도 널럴하다 하시는 분은,

강민성을 들으면 되겠고,


국영수 하느라 바쁘고 국사는 수능 때만 보고 빠이빠이다,

하시는 분들은 고종훈을 들으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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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계태엽오렌지 · 346440 · 13/01/18 14:00 · MS 2010

    현역때는 고종훈t 재수때는 강민성t 들었는데 두분 다 좋음... 근데 전 고종훈 쌤 수업이 더 재밌었어요 말을 재밌게 하셔서 ㅋㅋㅋ

    그리고 강민성t는 안좋은 점이 발음이 엄청 뭉개지심 ㅠㅠㅜ

  • 스카이가고싶다 · 429258 · 13/01/19 15:41 · MS 2012

    언니 오빠 ㅋㅋㅋㅋ

    이거 아니자나~?싸부님 말투 ㅋㅋ

  • 반가비 · 438625 · 13/01/18 14:12 · MS 2012

    강민성t가 연도외우지 말라고하면서 5블록으로 나눠서 설명을 하죠(근현대사파트)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연도를 외울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수업만 따라가도 자동으로 연도가 생각나더라구요.
    2013 수능 근현대사 원점수 50 1등급을 맞았는데요. 강민성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약간의 복습과 교과서 리뷰만으로도 단번에 확실한 정리가 된다고봅니다.
    이것이 결코 공부량을 늘리는것은 아니라는거죠. 흐름에 따른 배경지식이 문제푸는데 그 속도와 정확성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분이 많은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1번 부터 20번까지 문제모두를 4분만에 해결하고 선지별로 틀린 이유를 다 적어가면서 나머지 시간을 소비했는데 이는 제가 근현대사에 많은 공부를 해서 그런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물론 고종훈t도 나쁘지 않지만 말씀대로라면 저는 강민성t를 추천할 수 밖에 없네요. 역사에 재미를 느껴가면서 스스로 만족하며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됩니다.

  • Haley Dunphy · 344809 · 13/01/18 14:34 · MS 201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한다공부간다대학 · 368611 · 13/01/18 15:46 · MS 2011

    저도 지금 강민성,고종훈,이종길 중에서 고민하던 차에.. 참고가 되는 좋은 글이네요

  • 좋겠다 · 274660 · 13/01/18 17:12 · MS 2009

    설민석샘은 어떤가요 작년 수능 해설강의 있길래 들어봤는데 무난하고 괜찮은거 같아서요

  • mma2012 · 431801 · 13/01/18 17:35

    연영과 출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별로

  • 쥬스데스크 · 302817 · 13/01/18 20:02 · MS 2009

    설샘 연영과 출신이셔요?! 어디요??

  • 覆水不返盆 · 374475 · 13/01/18 22:05 · MS 2011

    동국대 연영과인가 그럴 겁니다 아마

  • 쥬스데스크 · 302817 · 13/01/18 20:04 · MS 2009

    현역 재수 강민성 샘 듣고 마지막 국사 근현 다 50점 나온 저로서는 반은 납득 가능 반은 납득 불가네요...

  • 성실 · 381529 · 13/01/18 20:08 · MS 2017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게 될 글 인것 같아요 ^_^

    저도 작년 근현대사 강민성 선생님을 수강 했는데

    중간 중간 설명해주시는 배경지식 마저 문제 푸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고종훈 선생님은 수업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강민성 선생님 정말 좋아요 눌러드리고 싶어요^_^

  • 覆水不返盆 · 374475 · 13/01/18 22:06 · MS 2011

    고종훈...제가 느꼈던 거랑 거의 일치하네요 정말로

    저는 근현이라면 무조건 고종훈 추천합니다만 국사는 그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 주나 · 328379 · 13/01/18 23:03 · MS 2010

    전 다시택해도 강민성t일거 같네요ㅋㅋ
    동학은 솔직히 달 암기까진 필요없어요
    심화까지 하게되면 자연스럽게 머리에 들어오는거고
    연도도 어느정도 공부했다 싶으면 저절로 암기되는게
    몇개 있고 나머지 혼자 외우는데 큰 힘이 들지도 않아요
    국사 처음 시작할때 고종훈t도 들어봤는데
    전 진심 토기까지 하다가 때려쳤어요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종종 있더라구요
    그래서 강민성t로 갈아탔고 뭐 만족할만한 성적 얻었습니당ㅋㅋ 한국사 1급도 덤으로 땄구요ㅋㅋㅋ

  • Songsei · 367478 · 13/01/19 12:03

    토기까지 들으셨으면 그냥 맛보기 들으신듯..ㅋ
    거기는 워낙 설명할게 따로 없죠..
    고대사부터 본격시작인데..ㅋ

  • 삼미슈퍼스타즈 · 410649 · 13/01/18 23:25

    근현 고종훈 수강했던 학생인데..
    커리만 따라가면 분명 다 맞을 수 있어요
    한국사 1급을 따둬서 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분명 좋은 선생님입니다.

  • 라젠카 · 232827 · 13/01/19 01:07 · MS 2008

    강민성의 제일 큰 장점이자 단점은 심화반인것 같아요.
    개념만 잘 들었다면 누구나 심화 강의 잘 소화하고 쉽게 만점에 수렴할수있지만
    많은 강의수... 그리고 학생이 사고해야할것를 다 해줘버려요; 마치 밥상 다 차려주고 거기다 음식까지 깨물어서 입에 넣어준다고 해야할까요; 삼키는것까지 도와주는것같음;

  • Songsei · 367478 · 13/01/19 12:01

    글 추천 누르고 갑니다.

    고종훈 T로도 충분히 잘 볼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종훈T도 재밌어요 ㅋ

  • 꼴빠 · 54889 · 13/01/20 23:09 · MS 2004

    예전에 06수능볼때 고종훈T가 수능직전에 문화사 정리했줬었는데
    거기에 듣도보도 못한지문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거 까지 알아야하나 했는데
    수능에 그게 그대로 나왔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