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MHRD
어째서 번외편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거지? 소재가 고갈되었기 때문이지
전쟁은 단순히 우리가 영화에서 보듯이 기관총과 대포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옛날 병농일치 시대에는 농민을 그대로 군대로 끌고갔는데, 그럼 당연히 농사 못짓겠죠? 그런 문제가 생겼기에 농번기에는 군대가 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등 여러가지 비용이 발생했었습니다.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현대적인 기준의 전쟁이 출현하기 시작했고 기존과는 다른 수준의 정밀하고 효율적인 체계가 요구되었습니다. 이전의 전쟁들은 단순히 거대한 군대가 한번의 결정적인 싸움으로 국가존망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철도와 수송의 발달, 인구의 증가, 병기 화력의 발전으로 단순히 한번의 싸움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국가가 자국의 국민과 자원을 쏟아붓고, 치열한 소모전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충돌하고 난 후에야 승패가 결정되는 총력전의 시대가 옵니다.
그런 와중에 세계 1, 2차 대전은 인간과 산업에 대한 새로운 학문을 파생시킵니다. 바로 HRD라 불리는, '인적자원개발'이라는 분야의 등장입니다.
(인적자원개발론이라는 학문은 현재 교육학이나 산업공학에서 다루는 학문으로, 인간의 능력에 대한 이해와 교육을 통한 발전에 대해 연구합니다. 또 인간이 모인 조직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관리하는 것도 공부합니다
https://www.shutterstock.com/ko/search/hrd )
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필요한 군인의 숫자가 무지막지하게 늘어났습니다. 세계 1차대전이 끝난 시점에서, 각 가정마다 어떻게든 연관된 친척 남자들은 전쟁에 참전하거나 전사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수없이 많은 인명이 소모되었습니다.
젊고 건강한 남자는 모두 입영 대상이 되었으며, 이 대량의 민간인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군대에 투입시켜야 했습니다. 그런데 국가 기관은 이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원래 관심사가 뭐였는지, 지능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체력이나 건강은 얼마나 좋은지 등등.
그래서 일관된 규칙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지적 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도구가 요구되었고, 그 결과 IQ검사가 등장합니다. 이전까지 간간이 IQ검사가 개발되어 왔는데 이것이 획기적으로 정리되고 사용된 것은 제 1차 세계대전입니다. 복무에 적합한 수준의 최소한의 지능을 가진 사람들을 빠르게 선별하기 위함이었죠.
또한 과거에 비해 현대의 무기 체계는 복잡해졌고 사용법이나 수리 방법, 전술의 복잡성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같은 무기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누구는 더 쉽고 빠르게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더 적은 시간 안에 다양한 것을 가르칠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한국 근대사에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데, 에서는 임시정부의 광복군을 본 외국인 심리학자가 광복군 군인들의 IQ가 뛰어난 편이라고 평가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세계 기준으로 한중일 국민의 IQ가 높은 편인데 아마도 맞는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 전쟁에는 다양한 직무의 군인이 필요하고, 또 각 분야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방법과 과정이 정해져야 했습니다. 공학적으로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지금의 산업공학, 인간공학 HRD까지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masturno1/4 )
특히 세계 2차 대전은 1차 대전보다도 더 많은 인명과 병기를 소모하는 전쟁이었습니다. 태평양과 유럽을 두고 거대한 두 세력이 맞붙었고, 해군 항공대, 해병대, 육군, 공수부대, 공병부대, 보급병 등 다양한 분과의 군인들이 필요했죠. 또한 보급에 필요한 물자의 가짓수도 늘어나서 한정된 자원 내에서 최적의 조합과 경우로 물자를 맞춰 보급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산업공학과 시스템 체계의 중요성도 대두됩니다.
제가 작년에 이런 HRD에 관한 학술대회에 참석해서 MHRD라는 주제로 발표를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의 경우 젊은 남성의 90% 이상이 군 복무를 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이 복무 중에 유용한 기술이나 지식을 배워서 조금이라도 군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학문이 있더군요.
개인의 입장에서는 평소 하던 학업이나 직업을 포기하고 군복무를 해야하기에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합니다. 또 군대를 가서 오랫동안 사회에서 격리된다는 것은 단순히 개인에게만 희생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입니다. 젊고 혈기왕성한 인구가 소비와 생산활동을 해야 경제가 계속 굴러갈텐데, 이들이 사회의 기준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을 하고 있기에 아깝다고 생각이 들 수 있겠죠.
이렇게 여러가지 비용이 드는데, 그렇다고 한국이 징병제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군복무를 하면서도 최대한 비용과 손실을 줄여볼 고민을 하는 연구에 대한 발표를 들어보니 참 흥미로웠습니다. 요새는 군복무 중에서도 학점을 딸 수 있거나 직업에 관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시간과 돈이 드는 일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절약하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극대화할까를 고민합니다
군 인적자원개발의 필요성과 효과 분석, 김성훈(국방대학교), 권영성(합동군사대학교))
과거의 전쟁은 주먹구구 식으로 어떻게든 잘 굴러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확히 몇시간당 얼마에 몇개의 무기를 찍어낼 수 있느냐부터, 한 사람이 어느정도의 전투력을 가질때까지 얼마의 교육 시간이 소요되느냐, 더 적은 자원으로도 어떻게 조직을 만족스럽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 등등 다양한 고민이 생기죠.
소재가 슬슬 고갈되는거 같아서 그나마 교육 관련된 거 생각나서 전쟁사랑 좀 엮어보았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단독] “방송사고로 수능영어 독해부터 풀어”… 법원 “국가 책임은 없다” 1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시간에 발생한 방송사고로 듣기 평가에 혼선을 겪은 수험생들이...
-
현역의 고충은 생각보다 세군
-
국어 기출 개년 0
전과목 필수 개년만 하려도 하는데요..! 국어는 2017부터 푸는 게 좋다고 하는데...
-
대구에 이감오프 택배로 살 수있는 곳 아시는 분?? 1
제곧내. 제발용,,ㅠㅠㅠ 지방러라 슬퍼요..
-
“할머니 성추행범으로 몰아”…동탄경찰서, 또 강압 수사 의혹 3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성범죄자로 몰렸던 20대 남성이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은...
-
다른 과목은 아직 총평조차 안올라옴 여기는 시장파이가 작아서 이런 외침조차 밖에선...
-
나 때는 그런것도 없었는데... 요즘 것들은... 떼잉...
-
???
-
하.. 뭐뭐써야할까요 ㅜㅜ 에
-
회사 망해가는데 스윗 ㅇㅈㄹ ㅋㅋㅋ
-
재수때 실패하고 지잡와버려서 반수하고있는데 갑자기 반수고뭐고 현타...
-
이렇게 기하에 진심이셨던 분이 기하를 버리시다니
-
국어 -> 강기분 1회독 수학 -> 강기분 1회독 영어 -> 강기분 1회독 화1...
-
지금까지 대학공부랑 수학만 하다가 다음주부터 국어 공부하려고 하는데 그냥 실모만...
-
A가 현재 B가 1억년전의 고지자기극이란 것까지는 이해 가능요 근데 왜 X가 현재...
-
원래는 여러 명을 좋아했지만 다 탈릅해 버렸는걸요
-
파일 다운만 가능한가요
-
"손가락 때문에 계약 취소"…르노코리아 영업사원들 '눈물' 3
르노코리아의 신차 홍보 영상에 '남성 혐오' 제스처가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
해설강의 있는 강사 교재말고 마더텅을 사는 이유 무엇?
-
오부이 진주간다 8
가보자고
-
표 문제 하나 푸는데 2분~5분 걸리는데 정상임요? ㅈㄴ 어려우면 7분도 감
-
??
-
여타 중앙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등 여러 타 대학들을 공격하며 운영중인...
-
힐링은무슨처맞고올게요....... 이따가 문학 영어로 힐링 ^!!
-
기하 새로 시작하려는데, 반수로 지금하면 늦나?
-
문해력=어휘력 8할 국어는 문해력 문해력이 몬데 10덕아 - 오르비...
-
4일차 하.. 1
병원 다시 다녀 와야 겠다
-
관리형 독서실 3
관리형 독서실 한 달에 40만원 넘게 들어서요 교시제랑 휴대폰 관리 말고는 일반...
-
Ladies and Gentlemen, My name is Ryan from...
-
2025는 안나오는건가요?
-
카페인 땜에 6
두통 오는 경우도 있음?
-
적립 얼마나 함?
-
편의점 택배 보내는데 무게가 자꾸 -떠서 아르바이트생 부르니깐 왜 아르바이트생이 할...
-
오지훈 기출분석 1
해설강의 모든문제 다 들을필요없지? 강의 듣는데 시간너무 잡아먹음
-
저랑 이 글 보신 분글 모두 6모 등급 예상대로 나오길
-
사유: 책배송 지연... 아니 내 수특..
-
오늘 아침 7시까지 보내준다며...
-
은근 허언증도 있나 오르비 보면 개나소나 1등급이네 ㅈㄴ 멋있네
-
푼 문제도 다 맞고 찍은 문제도 다 맞길‼️
-
마지막 문장에서 5~10년 전에 벌채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의문이여서요 .....
-
나의 꿈을 이루는것보다 더 귀한 분
-
유기했던 킬캠 4회 오답부터 해야지
-
기말 D-Day 3
-
이어폰 놓고왔다 4
내인생 아날로그 공부 해야지..
-
아침부터 0
습하네 ㅜㅡㅜ
-
n제 추천 1
6모 공통서 12.15.22 툴렷는데 공통부분N제 어떤거 추천하시나요?
-
개인선호 고려안하고 3등급에서 시작한다 했을 때
-
얼버기 9
-
서울대 정문 개박살내기
냉전과 현대전으로 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