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이드잭 [521447] · MS 2014 · 쪽지

2018-09-06 16:41:36
조회수 30,371

아마추어한테 돈 갖다 바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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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구석에 틀어박혀서 소장만 쓴다고 글 쓸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짜투리 시간이 나서 짧게나마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끝이 났네요.

이제 곧 수시철이기도 하고 논술에 대해서 관심이 커질 시기입니다.


많이 물어보는 질문 정리해서 올립니다.


1. 논술 지금부터 해도 되나요.

다 지금부터 합니다. 여러분만 시간이 부족한가요. 딴 사람들도 시간 부족해서 논술 공부 못했습니다.

5년 넘게 논술 가르친 경험 상 지금까지 논술 공부했던 학생이나 지금부터 공부하는 학생이나 큰 차이 없었습니다. 

논술이라는게 어차피 수능실력과 비례하거든요. 그냥 수능 열심히 준비하던 학생이 몇 번 글쓰는 거 갈고 닦으면 합격하는게 논술입니다.


2. 선생님 책이나 강의만으로 충분한가요.

저한테 물어보는데 당연히 충분하다고 말하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충분합니다. 사실 제 인강도 안 들어도 됩니다. 책만으로 공부해도 충분합니다. 


3. 책 한권으로 공부해서 불안합니다.

책이름도 슬림한 논술이고 분량도 얼마 안 되다 보니 이런 질문 많이 하시던데.

책에 지금까지 기출 다 넣어놨고, 문제 봤을 때 부터 어떤 사고과정을 통해서 하나하나씩 답안을 작성해야하는가에 대해서 다 써놨습니다. 


분량 많아봐야 다 보지도 못합니다. 논술이라는게 앞서도 말했지만 그냥 수능 지식을 물어보는 겁니다. 논술로 합격하기 위해서 따로 글쓰기 연습을 처음부터 해야하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논술공부라는게 그냥 학교마다 물어보는 문제유형이 다르기에 그거 공부하고 학교가 원하는 답안 작성 연습하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공부를 해보니 하나를 여러 번 공부하는게 여러가지를 한 번씩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봐서 어떻게 알겠습니까. 여러 번 봐도 하나를 제대로 익힐 수 있을지 의문인데요.


괜히 원고지 사용법이니 논술개념이니 이 딴거 공부하지 마세요.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거 같은데 제 책보다 좋은 강의나 책 없습니다.

수년동안 개정하고 수십권 써서 완성된 책들이니까요.  

책 한권 더 팔려고 사기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 권에 만원짜리 책 팔아봐야 돈도 안 됩니다. 책 쓸 시간에 다른 거 하면 돈 몇 배는 더 벌었을 겁니다. 

 

그리고 경험 상 논술가르치는 강사들 대부분 사기꾼입니다. 논술만 제대로 연구해서 학교마다 다른 솔루션을 내려주거나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알려주지는 않고 대충 글쓰기 연습만 시키거나 표현방법 지적이나 하니까요. 논술이 글쓰기가 아닌데 글쓰기로 접근하는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정 불안하면 비싼 돈 주고 아마추어한테 강의 들으시면 됩니다.


4. 9평기준으로 원서 접수해야 하나요.

수능 때 더 잘 나올 수도 있고 못 나올 수도 있는 건 당연한 사실 아닌가요.

그냥 여러분 쓰고 싶은데 쓰십시오. 점쟁이도 아니고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어차피 저한테 물어봐야 제가 여러분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는데 답변 못 드립니다. 인터넷으로 몇 줄 왔다갔다하는 쪽지로 어떻게 판단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조언해봐야 결국 자기 쓰고 싶은대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알아서 쓰세요. 9평성적 기준으로 하나도 최저기준 충족 못했는데 수능 때 지원한 모든 학교의 최저기준 충족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쫄지마세요.


5. 수능 이후에 해도 될까요.

수능 이후에 해도 되는데 지금부터 공부한 학생보다 합격 가능성이 낮은 건 당연히 알고 계시겠죠. 

수능 이후에 해도 됩니다. 수능공부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거나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아주 잘 나온다면요. 수능 이후에 공부해도 가능성 있는 대학으로는 성균관대, 경희대, 한국외대, 중앙대 등이 있겠습니다. 출제하는 문제유형이 고정되어 있거든요. 그에 대한 답안구조도 똑같고요. 그러니 단 기간에 같은 문제유형을 익혀 시험장에 가서 복사 붙여넣기로 때려박으면 됩니다. 물론 그 내용은 수능지식에서 나오는 것이니 단 기간에 완성하기는 어렵겠죠. 

내용을 채워넣는 능력은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공부한 수능실력과 비례할 것이고 이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논외로 하고 학교가 원하는 형식에 관하여만 얘기하자면 저 위의 대학들이 단 기간에 형식을 완성할 수는 있다는 말입니다.


6. A대학이랑 B대학 중 어디가 합격가능성이 높을까요.

제가 어떻게 알까요. 부산대 떨어지고 서강대 붙는 학생도 있습니다. 학교문제유형에 따라 다르고 자신이 아는 문제가 나오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7. 경영을 넣어야 할까요. 아니면 낮은 인문계열을 지원해야할까요.

경영학과는 인원이 많은데 합격컷이 높을 것 같고, 인문계열은 합격컷이 낮을 것 같은데 모집인원이 적어서 잘 하는 학생들이 몰리면 떨어질 것 같아서 고민하고 계시니까 이런 질문을 하겠죠? 보통의 경우에는 모집인원이 많다고 하더라도 잘하는 학생들은 경영계열에 몰립니다. 철학과나 러시아어학과 같은 곳에 성적 좋은 학생이 지원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거의 없습니다. 제 견해가 아니고 학교 들의 발표 자료를 찾아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8. 내신이 별로 안 좋습니다.

내신 안 좋으니까 논술정보를 찾아보고 계시는 거겠죠. 다 안 좋습니다. 좋으면 교과나 학생부로 빠졌겠죠. 

내신이 형식상으로는 비율이 높지만 실질적으로는 논술시험의 결과가 합불을 좌우한다는 것은 대학들이 몇 년 동안 계속적으로 논술 가이드북에서 밝히고 있는 사실입니다. 불합격자들은 내신이 안 좋아서 떨어진게 아니고 논술을 못 써서 떨어진 겁니다.


9. 글씨 연습해야할까요.

평생 악필로 살았는데 연습한다고 나아지겠습니까. 굳이 연습하려면 백강고시체라는 책을 사서 1-2시간 공부하세요.

저도 악필인데 저걸로 공부해서 그나마 나아졌습니다. 깔끔하게 쓰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10. 연필로 혹은 볼펜으로

샤프사용가능한 학교면 샤프를 들고 가는게 좋습니다. 쓰다가 자주 틀리니까요. 

샤프사용가능한 대학이 있고 아닌 대학이 있으니 미리 알고 가시길 바랍니다.


11. 일정보세요.

같은 날 시험을 치는 서울소재 대학이랑 부산대학교 모두 지원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일정 보고 원서 넣으세요.


12. 원서 빨리 넣으세요.

거짓말이 아니고 매년 한 명 이상씩 원서 접수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작년엔 3월부터 가르친 학생이 원서접수 못해서 시험 못 치러 갔습니다.

마지막 날에 경쟁률보고 넣을 생각하지마시고 그냥 미리 생각해둔 대학 학과에 지원하세요.

경쟁률 봐봐야 어차피 다 허수입니다. 경쟁률 60:1이다 40:1이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는 교과로 가거나 학종으로 갈 수 있는 학생이 소수이기 때문입니다. 수시가 70%라고 하니 수시를 넣긴 넣어야 할 것 같은데 비벼볼 수 있는게 논술밖에 없으니 논술로 몰리는 거죠. 그 중에서 제대로 된 경쟁자는 몇 명 안됩니다. 그래서 표면적인 경쟁률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뻘짓하지 마시고 빨리 넣고 그 시간에 공부하십시오. 그거 고민한다고 일주일 날립니다. 연세대 논술에 지원한다고 해서 다 받아주는 것도 아닌데 연세대 갈지 서강대 갈지 고민한다고 일주일 날리는 학생들 부지기수입니다. 한 글자라도 더 보세요.


13.  일주일에 몇 편정도 써봐야할까요.

못 쓰는데 계속 쓴다고 실력 느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논술은 퀴즈이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답을 알수록 쉬워집니다. 일단 논술이 물어보는 주제가 협소하니 최대한 많은 문제를 눈으로 보면서 풀고 해설과 맞춰보시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습니다. 그 이후에 일주일에 1편 정도만 써보는 연습을 하면 되겠죠. 그런데 꼭 1편은 써야합니다. 자전거나 수영과 비슷해서 머리로 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14. 물어보지 마시고 의존하지 마세요.

일단 뭐든 물어보기 전에 본인이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여러분도 이제 성인입니다.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합니다. 남한테 물어보면 남이 제대로된 답변을 해주지 않습니다. 직접 본인이 학교 홈페이지 들어가서 모집 요강을 보시거나 학교에 전화해서 확인을 해야합니다. 논술의 경우 다들 별 관심이 없다보니 부정확한 정보가 난무합니다. 그럴껄? 그랬던 거 같은데? 그럴거야 아마가 그렇다가 되는 영역입니다. 모집요강 복잡해서 보기 싫어서 남한테 물어봐서 문제 해결하고 싶죠? 최종적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니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해 본인이 노력하십시오. 


15. 최저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논술에만 올인해도 될까요.

해도 됩니다. 여러분 인생이니까요. 그런데 논술에만 올인해서 논술로 붙는 학생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못 봤습니다. 표본이 적었던 걸까요. 아뇨. 표본이 아주 많았습니다.


적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시간 없어서 오탈자나 맞춤법 등은 볼 수 없겠네요.


적은 걸 한 번 다시 읽어봤는데 공격적으로 글이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너그러이 읽어주십시오. 요새 삶에 찌들려서 글이 이렇게 써지네요.

일에 치이다 보니 성격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쪽지로 변호사가 꿈이라고 진로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한 번 더 생각해보시고

그래도 하고 싶으시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고

그래도 또 하고 싶으면 안 하고 싶을 때까지  또 다시 생각해보세요.


그냥 현장강의로 학생들 가르칠 때가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걍 다 접고 대치동 가서 논술 강의나 할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ㅠㅠ

여러분들은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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