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잘팁] ??? : 그것이 「문학」이니까
가끔 문학 문제를 풀다 보면
진짜 애매한 문제
가 나올 때가 있다.
이런 문제들의 특징은
해설을 읽어보고
강의를 들어봐도
제대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더군다나 그게
남들은 다 쉽게 푼 문제라면?
'썅'
그래서
국어에서 가장 어려운 걸 뽑자면
독서 지문인 경우가 많지만
가장 빡치는 건 문학이다
내가 왜 틀린지
그게 왜 정답인지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문학은
답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걸까??
독서는 선지의 근거가 명확하다.
즉,
선택지의 표현과 지문의 서술이
명백히 대응되어 참/거짓이 명확하다.
그런데 문학은?
③이 적절하려면
유년의 화자가 "순간적 감동"을 느꼈다고 할
<근거>
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문에는
'감동'의 '감'자도 적혀 있질 않다.
그런데 평가원은 ③를 올바른 해석이라고 한다.
ㅅㅂ?
이상하지 않은가?
국가 공인 시험 중 가장 최대 규모의 시험인 대수능에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선지를 적절하다고 하다니
더 큰 문제는
문학은 본래
'다양한 감상과 해석이 가능한'
예술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어떤 해석은 맞다, 어떤 해석은 틀리다고
답변을 내놓는 게 과연 올바른 걸까?
그런데
.
.
.
.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존중되어야 한다”
이 말은 거꾸로 말해서
어떤 해석도 함부로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는 뜻이 되기도 한다.
똑같은 문학 작품을 읽고도
누구는 ‘엄청 슬프다’고 말하는 반면
누구는 ‘엄청 슬프진 않았다’고 말한다.
누구는 ‘감동적이다’고 말하는 반면
누구는 ‘그 정돈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이 중 누군가가 틀린 걸까?
아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각자의 해석과 감상을 말했을 뿐이니까
그리고...
그것이 ...
그것이.. ‘문학’이니까
뭐, 뭐, 뭐
뭐라고?
그것이.. ‘문학’이니까
‘문학’은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존중되어야 하니까.
다양한 해석과 감상을 존중
해야한다.
여기에
문학 문제풀이의 비밀이 있다.
다시 아까 문제를 살펴보자.
지문에서 화자는
< 아, >라고 감탄사를 사용해.
유년의 화자는 푸른 하늘을 보고 순간적으로 감동을 느낀 거라 볼 수 있어’
.
.
.
우리는 함부로
위 해석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 없다.
문학은 다양한 해석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선지는
적절하다.
당신은 어떤 해석을 했다 하더라도,
이 해석은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니니까.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그것이...
그것이 ‘문학’이니까
그런데 문학을 못하는 학생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
다양한 해석 중 자기 생각만이 맞다고 주장한다.
“아니 저는 순간적 감동이 안 느껴지는데 어쩌라구욧!!!!!!”
응.. 근데..
애초에 당신 개인의
감상과 해석은 출제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당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이 작품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까..?
를 묻고 있는 것이다.
가륏???
.
.
.
.
.
말은 쉽지
그럼 모든 선지가 다 맞다는 거잖아
틀린 선지는 어떻게 골라?
그렇다.
웬만하면 모든 해석은 인정된다.
그렇기에 웬만한 해석은 모두 적절하다.
‘웬만하면’
말이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위 사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상큼하다.
② 얻어터질 것 같다.
③ 초록색 배경의 색채가 강조되어 있다.
④ 셔츠가 터질 것 같다.
⑤ 아이유 노래 좋다.
답은?
답은 당연히 ⑤
왜?
①②③④는 다 사진에 대한 해석이다.
다시 말해, 그렇게 해석할 ‘껀덕지’가 사진에 있다.
여기서
껀덕지 = 그렇게 해석할만한 여지
를 뜻한다.
즉,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랑 상관없이.
지문에 '껀덕지'가 있는 해석은 인정해줄 수 있다.
예술은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인정되는 영역이니까.
그럼 ⑤는 왜 틀린 선지인가?
⑤ 혼자 사진과 관련 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즉, 사진에 <아이유 노래 좋다>고
해석할 껀덕지가 전혀 없다.
이게 바로 내가 수업에서 강조하는
<껀덕지의 존재성> 판단이다.
어떠한 해석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때,
나의 개인적인 작품 해석/감상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지문에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게끔 하는
"껀덕지"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할 껀덕지가 지문에 쓰여 있다?
-> 적절하다!
~라고 해석할 껀덕지가 지문에 쓰여 있지 않다?
-> 적절하지 않다!
그럼 이제 우리는 이 선지가
왜 적절한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 문제에서는 <아>라는 감탄사가
'순간적 감동'의 껀덕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로 적절한 선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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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문학 기출 분석의 방향은 확립된다.
애매하게 느껴지는 선지들을 모아놓고,
그 선지들에 대한
껀덕지를 지문(보기)에서 찾아봐라.
그리고 그 껀덕지와 선지의 연결하라.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수준의 해석이 껀덕지로 인해
적절해지고, 부적절해지는지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수능 ‘문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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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조예성입니다.
매주 1~2개씩 이렇게 국어 영역에 도움이 될만한 사소한 팁들을 칼럼으로 올려보려 합니다~!
정규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을 짤막하게 정리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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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해석은 펀하고 쿨하고 섹시할수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칼럼 예전에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 강사님 칼럼 덕분에 문학에서 선지 판단 기준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궁금한 점은, 예시로 들어 주신 지문에서
밑줄 친 건 감탄사가 아니라 '청청히'인데 앞에 나온 감탄사를 통해 순간적 감동이라고 판단할 수 있음을 확인 -> '청청히'에서 "색채를 부각해" 줄 수 있음을 확인 이라서 맞는 선지인 것인가요?
만약 감탄사가 없었다면 '순간적 감동'이라고 판단할 만한 여지가 없어지고, 따라서 해당 선지가 틀리게 되는 것인가요?
1. 네 맞습니다 ㅎㅎ. 밑줄 친 부분의 기능은 색채 부각이지요. 밑줄 친 부분의 기능은 반드시 그것이 나타난 전체 맥락과 결부지어야 하구요.
2. '아'라는 감탄사를 지우면, 순간적 감동을 느꼈다고 볼만한 근거가 삭제되어, 해당 해석의 정합성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다만 <청청히 푸른던> 이라는 수식어까지도 유년시절의 화자가 하늘을 보고 느낀 감정과 맞물려 있기에, 감동을 느꼈다 볼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긴 합니다. 따라서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평가원에서는 <아>라는 감탄사에 근거해 <순간적 감동>이라는 해석을 실어두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감탄사가 없었다면 애초에 이런 선지를 만들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죠 ㅎㅎ
확실한 틀림을 찾기
요약goat
김승리t가 가장 시비털게 많은 선지가 틀린거라고 하셨던게 생각나네요
웃긴데 엄청 유익하네요 ㅋㅋㅋㅋ
ㅎㅎ 감사합니닷
대부분의 문학문제는 이렇게 풀리죠 그냥 감으로 풀어도 이런건 다 풀수있구요
하지만 최근 문학 기출중 오답률이 높은 몇몇 문제들은 정확한 감상과 해석을 요구합니다 “허용가능성” “껀덕지” 같은 얄팍한 판단기준으로는 뚫을수 없는 정확한 한가지 감상을 묻는 문제들은 이런식으로 풀수가 없어요
어떤 문제가 그렇다고 느끼셨을까요? 저는 게시글에 써두었듯 평가원의 모든 적절한 선지는 그 근거(본문에서 말하는 껀덕지)가 있다고 보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