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만 20년 가까이 가르쳐 온 강사의 수능 당일 조언과 필요한 마음가짐
혹자는 승리를 구걸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떳떳하게, 당당하게 승리를 구걸하고 기적을 바라라. 승리를 구걸하는 것은 요행심리도 아니요, 구차하고 떳떳하지 않은 행위도 아니다.
그동안 보냈던 절실함과 그 노력에 대한 마땅한 보상을 바라는 거다.
충분히 행운을 구할 자격이 있다.
진인사 대천명이다. 시험을 풀고 나서는 그 뜻을 하늘에 맡기되, 시험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승리를 구하고 기적을 바라자. 간절하다면 시험 타종이 올리기 전 기도를 하고, 종교가 없다면 믿지 않는 신도 찾아 기도를 올려라.
수험생이 공부의 신이라고 부르는 고시 3관왕 고승덕 전 국회의원도 자신의 나약함에 부처를 찾고 하나님을 찾으며 고시 생활을 보냈다. 적어도 내일 하루 동안은 하늘이 자신의 편이라고 여기자.
시험장에서의 긴장된 공기 속에서 매 순간 기도하고, 수험표 뒷면에다 내 소망과 이뤄지길 바라는 목표를 적자.
운이란 것도 일종의 끌림이다. 기분이 나쁜 채 보는 시험과 그렇지 않은 시험은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심호흡을 통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쉬는 시간마다 바깥바람을 쐬며 두뇌에 휴식할 시간을 주자. 간절히 바라되,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옛적에 필자는 마음을 비우고 수능 시험을 봤다. 때로는 무념무상이 도움된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결과는 모의고사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 지나친 긴장에 부러지지 말자. 심호흡하고 마인드 컨트롤하자. '오늘은 운이 좋다. 찍은 것조차 다 맞을 것이다'라는 긍정 모드로 시험에 응시하자.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는 긍정적인 자세로 불안을 이겨내야 한다.
평정/평상심의 마음을 품고 치는 시험이 결과가 좋게 나올 때가 있다.
수미잡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찾아보면 수능 때만 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으로 수능 때만 잘 보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수십만의 집단이니 각 개인별로는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법이다.
수능 국어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 6평 국어 4등급에서 공부를 아예 안 하고 22수능 1등급 맞은 운좋은 사례
https://m.blog.naver.com/jklovelike/222927128518
위 포스트에 등장하는 필자의 제자는 그동안 국어 공부를 꾸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6평 4등급이 나와 실망과 자포자기로 국어 공부를 5개월 간 손놓고 포기했다. 그런데 수능 때 운 좋게도 백분위 97 성적이 나왔다. 고교 3년간 모의고사 성적 중 제일 좋은 성적이 국어 2컷인데 말이다. 운이든, 뽀록이든, 수능날 갑자기 포텐이 터진 것이든 수능날 온갖 사건이 발생한다. 물론 희박한 확률이다. 하지만 그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요기 베라의 말마따나 '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게 아니다.'
모든 이에게는 아니지만, 몇몇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온다. 단지 그게 '나 자신'이길 바랄 뿐이다.
시험 결과가 꼭 실력을 완벽히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80, 운이 20이라면 마지막 승부에서는 운을 찾고 운을 구하자.
시험은 결국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험을 너무 높은 벽으로만 인지하고 자신을 과소평가할 때가 많다. 당연히 그 자기객관화는 들어맞을 때가 많다. 하지만 수능 당일에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즉 근자감으로 부딪혀 보라. 이길 수 있다면 이길 확률이 올라가지만 진다고 생각하면 이미 진 싸움이다.
알고 있거나 잘할 수 있는 게 90이고 모르거나 약한 게 10이라면 그 10만 바라보며 막판에 자신의 약점을 탓하거나 불안에 떨지 말자. 알고 있는 90으로 점수를 다지고, 부족한 10에서는 행운을 기대하라. 시간만 충분하다면 그 약점을 보충하라고 하겠지만 시간이 없으니 운을 바라자. 혹자는 정당한 대가를 바라라고 하겠지만 나는 요행을 바라면서 시험을 보라고 권하는 거다. 그런 마음가짐이 시험을 침착하고 당황하지 않게 볼 수 있는 비법이다.
1.승리를 구걸하라. 하늘은 언제나 나의 편이라고 생각하라. 매교시 끝날 때마다 체감 난이도와 별개로 자신의 시험 결과를 좋았다고 자기 위안을 하라. 아니, 확신을 하라. 시험을 보는 순간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다. 또한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본인의 행운을 믿어라. 채점의 순간, 자신이 믿었던 행운이 나를 배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험을 치르는 순간에는 그 행운을 믿을 수밖에 없다.
2.초콜릿을 많이 먹어라. 하지만 각성효과는 쉽게 사라지는 만큼, 쉽게 사그라진다. 그러니 틈날 때마다 먹어라. 쉬는 시간에 당분을 보충해라.
3.물은 적게 먹어라. 물을 많이 마시든가 국이나 죽 같은 음식을 먹은 경우 화장실을 미리 가라. 절대 귀찮아하지 말라. 마렵지 않더라도 볼 수만 있다면 억지로 일을 봐야 한다.
4.쉬는 시간에 바깥 공기를 마시고 들어와라. 공부자료를 들고 걸어다니면서 가볍게 훑어보고 돌아와라. 실내에 가만히 있으면 분위기가 침체될 수도 있다. 가벼운 산책은 기분 전환에 도움된다.
5.굳이 가채점 표에 정답을 옮겨야 하는가?
수학 정도만 옮겨도 괜찮다. 하지만 국어 영어는 100% 가까이 자신이 선택한 답이 기억난다. 영어는 듣기 정도만 옮겨도 충분하다. 나머지는 찍었던 정답만 옮겨도 된다.
시간이 남는다면 가채점을 위해 전과목 옮겨다 적는 건 추천하지만 그럴 틈이 없다면 본인의 기억력을 믿자. 옮기는 답안은 찍거나 아리송한 정답만 적어놓자.
바로 집 와서 채점하면 내가 선택한 정답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단 수학은 번호가 정답이니 기억하기 힘들다. 수학은 꼭 정답을 옮겨두자.
내 조언을 따랐던 제자 중에 막상 집에 와서 채점했을 때 헷갈렸다고 말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물론 불확실하다는 마음이 든다면 타종이 울리기 5분 전에 미리 옮겨쓰자.
즉 그나마 옮길 틈이 나는 수학과 사과탐은 정답을 적되, 시간이 애매한 국어와 영어는 헷갈리거나 찍은 정답만 따로 체크해도 된다. 실력자가 아니 한, 1분 1초도 아깝기 때문이다.
5.내일 하루는 평상시의 자신과 다를 것이다.
무언가, 초인적인 힘이라고 해야 할까? 각성의 힘이 드러날 것이다. 단 하루 동안의 초능력이라고 해야 할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시험이다 보니 부지불식 간에 그대의 밑천을 다 드러내 보이게 된다.
즉 잠을 적게 자더라도,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오히려 평상시보다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마인드 컨트롤 잘하고, 평상심을 유지한다면 평상시 80% 실력을 발휘하던 이가 실전에는 120%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능 하루 정도는 각성돼서 잠재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 수능 후기와 인증을 보면 수능 때 커리어 하이, 성적 최고치를 찍은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참고로 필자도 숱한 모의고사보다 수능을 제일 잘 봤다. 그것도 전과목 모두 말이다. 각성 효과로 평상시보다 더 농밀한 집중력으로 시험에 응시했다.
6.제발, 쉬는 시간마다 시험 이야기와 정답 이야기를 하지 말라.
재밌는 것은 그렇게 서로 몇 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했지만 둘 다 틀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간 결과에 무심해져라. 서로 난이도가 어떻다, 정답이 몇 번이다, 이런 잡담은 하지 말자.
친구와는 시험장에서 시험 얘기하지 말자고 미리 얘기해두자. 또는 쉬는 시간에 바람 쐬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자.
7.하루 전 날 본 게, 쉬는 시간에 공부한 게 나올 수 있다.
짧은 시간 대충 훑어본 작품이나 지문이 운 좋게도 나올 수 있기에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
더구나 요새는 출제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으며 공식적으로 EBS에 많은 작품과 지문이 반영된다. 그동안 틀렸거나 어려웠던 것 위주로 쭉 살펴봐라. 아무래도 바로 전에 본 내용의 지식은 적어도 몇 시간 동안 큰 힘을 발휘한다.
나는 학생 시절 수능 쉬는 시간에 잠시 살펴봤던 국어 지문과 수학 유형이 그날 시험에 등장해서 도움을 받았다. 고작 몇 분으로도 무언가 얻어갈 수 있다.
수능 당일 쉬는 시간에 요약노트, 서브노트, 약점노트 등을 챙겨봐라. 또는 헷갈린 개념과 유형을 다시 훑어봐라.
8.과거 신문에서 2010수능 만점자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운이 좋게도, 전과목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답을 고친 8개의 문제가 다 맞았다고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채점을 하기 직전까지 이러한 운을 기대하라.
2016수능 때, 가르치는 고3 제자의 학교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궁금해서 제자에게 만점자 친구에 대해 물어봤다. 제자 말로는 평상시 전교 10등이었는데 수능 때 과목마다 헷갈렸던 문제들이 다 맞아서 운 좋게 전과목 만점이 나왔다고 한다. 반면에 전교 1등하던 친구는 오히려 수십 점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운은 임의적이고, 불시에 찾아오며 교차한다.
우리는 불운이 아닌 행운을 믿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생기는 운수대통을 현장에서 기대해봐라.
9.수미잡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동안의 모의고사를 잘 보다가 수능 때만 망하는 경우도 수미잡이지만, 수능 때 가장 높은 결과를 받아오는 것도 수미잡의 사례다. 행운과 불운의 교차, 수능 당일 오를 것인가 그대로 일 것이가 오히려 하락할 것인가 그건 가봐야 아는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행운에 베팅하자.
10.수능 당일에 평상시 안 먹던 것을 먹지 말자. 긴장을 풀어준다는 이유(청심환 등)로, 또는 반대로 각성시키기 위해(드링크제) 안 먹던 걸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좋지 않았던 사례를 많이 봐왔다. 공부든 먹는 것이든 늘 하던 대로 하자.
https://m.blog.naver.com/jklovelike/2236575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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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먹먹한 심정으로 D-2~D-1를 보내고 있을 많은 수험생분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분명 생각보단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본인을 믿고 시험을 잘 치르고 오십시오. 건승을 빕니다.
자신감을 위해 월터 D. 윈틀의 글 하나 첨언합니다.
"진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진다. 압도당할 것이라 생각하면 이미 압도당한 것이다.
도전할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도전하지 못한다. 승리하고 싶지만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패할 것이라 생각하면 이미 패배한 것이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하면 우리는 이기지 못한다. 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면 우리는 이미 지고 있다. 왜냐하면 승리는 우리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 상태에 달려 있다.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면 남보다 못한 것이다.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지고 만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고양된 정신이 필요하다. 무언가에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믿지 않으면 어떤 상도 받지 못하리라.
인생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반드시 가장 강하고 가장 뛰어난 사람만은 아니다.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는 자는 '스스로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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