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월 5일 공부일기
4월 6일, 00:08
미적분 3권 끝! 오늘(4월 6일) 나의 밤은 길기에...
집으로 가 미적분 4권을 가져온 뒤 바로 미적분 4권 진도를 나갈 것.
추가로... 지금껏 쌓아둔 수학 모의고사들이 많기에 슬슬 주마다 하나씩,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모의고사 하나씩 봐볼까 했는데 이건 내 미적분 학습이 모두 끝난 뒤로 미뤄야 할 듯. 먼저
모의고사 해설지로 배우지 않은 범위들의 풀이 방식을 익혀버리면 나중에 교정할 때 까다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공부일기와는 별개로 베토벤의 유서를 첨부한다. 원래는 읽고 나의 생각과 감상평을 기록해보려 했다만, 남의 유서에 감상평이라니. 어이없지 않은가!
베토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감탄스러운 글이기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듯.
내 동생들, 카알 그리고 ○○ 베토벤에게
오! 너희들은 나를 적의에 차고 사람들을 혐오하는 고집쟁이로 여기고 또 쉽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그른 일인지 모르고 있다. 겉으로 그렇게 보이게 된 원인을 너희들은 모를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가슴속에 따뜻한 마음과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뿐이랴? 가치 있고 위대한 일을 성취하려는 갈망 또한 끊임없이 불태워 왔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거라. 6년이 넘는 동안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는 나는 분별없는 의사들 때문에 더 이상 완치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게 되었다. 열정적이면서도 활기 넘친 기질의 소유자이자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고독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러한 고통을 잊으려고 애도 써 보았지만 잊을 수도 없었다. “들리지 않아요. 더 크게 말해 주십시오.”라고 사람들을 향해 고함칠 수 있겠느냐?
다른 누구보다도 완벽해야 할 나의 가장 귀중한 감각상의 약점을, 한때는 고금의 음악가들 중에서도 거의 비길 자가 없을 만큼 완벽했던 내 청각의 약점을 어찌 남에게 털어놓을 수 있겠느냐. 사람들과 즐겨 어울리고 싶을 때조차도 나는 자리를 피해야 한다. 그것이 세간의 오해를 초래하리라는 것과 벗들과 함께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어울릴 수조차 없다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마치 유형자와도 같은 생활이다. 그리고 사람들 가까이 접근해야 할 때마다 내 비참한 상태가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한다. 분별 있는 의사의 권유로 청각의 과로를 피하기 위해 전원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계속 그러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충동이 수없이 일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얼마나 굴욕적인 생각을 맛보게 되는 것이랴···.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은 멀리서 들려오는 플루트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도 나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는 목동의 노래 소리 또한 나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그럴 때면 나는 절망의 심연으로 굴러 떨어져 죽고 싶다는 생각 밖에 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예술, 오직 예술뿐이다.
나에게 부과된 모든 것을 창조하기까지는 어찌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으랴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바로 그 때문에 이 비참한··· 정말로 비참한 삶을, 그리고 아주 사소한 변화조차 나를 최상의 상태에서 최악의 상태로 전락시키는 예민한 육체를 지탱해 왔다. 인내!! 라고 흔히 말하지만 이제 나도 그것을 지침으로 삼아야겠다. 그렇다. 그리하여 운명의 여신이 내 삶의 밧줄을 끊을 때까지는 저항하려는 결심을 간직하자. 내 상태가 호전되든 안 되든 각오는 서 있다. 예술가에게는 더욱 그렇다.
신이여, 당신은 내 마음이 인류에 대한 사랑과 선을 행하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아실 것이오. 오오, 사람들이여, 그대들이 언젠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대들이 나를 얼마나 부당하게 대해 왔는지 생각해 보라. 그리고 불행한 사람들은 당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한 인간이, 온갖 장애를 무릅쓰고 자기 역량을 다해 마침내 예술가 또는 빛나는 인간의 대열로 솟아오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하라.
내 동생인 카알 그리고 ○○. 내가 죽은 다음 아직도 슈미트 교수가 살아 있다면 그에게 내 병상을 자세히 기록해 주도록 내 이름으로 부탁해 다오. 그래서 그것을 여기에 첨부해서 내가 죽은 다음 사람들이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다오.
그 밖에 얼마 되지 않는 재산(재산이랄 수도 없는 정도지만)은 너희 두 사람에게 남긴다. 그것을 공평하게 나누어 갖고 서로 도우며 지내기 바란다. 너희들이 나를 괴롭혔던 일은 모두가 옛일, 용서한 지 오래다. 나의 동생 카알, 최근 네가 나에게 보여 준 후의에 대해서 각별히 고맙게 생각한다. 너희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게, 근심 없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너희들 자녀에게는 덕성을 길러 주도록 힘써라.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오직 덕성일 뿐, 결코 돈이 아니다···. 내 경험에서 우러나와 얘기하는 거다. 그 덕성이야말로 역경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었고,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던 것도 예술과 함께 그 덕성 덕이었다.
잘 있거라. 그리고 서로 사랑하라···. 모든 벗들, 특히 리히놉스키 후작과 슈미트 교수에게 감사한다. 리히놉스키 후작한테서 받은 악기는 너희 중 한 사람이 보관해 다오. 그 때문에 다투어서는 안 된다. 허나 더 유익하게 쓰일 수 있다면 팔아 써도 좋다. 죽어서라도 너희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랴.
죽음이 언제 오든 나는 기꺼이 맞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예술적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동안은 설령 내 운명이 아무리 가혹할지라도 죽고 싶지 않다. (내 재능이 충분히 꽃필 때까지) 삶을 지속하고 싶다. 허나 (죽음이 예상 밖으로 일찍 찾아오더라도) 기꺼이 죽으리라. 그러면 끝이 없는 고뇌에서 해방될 수 있을 테니까.
죽음이여, 언제든 오라. 나는 당당히 네 앞으로 가 너를 맞으리라. 잘 있거라. 죽은 다음에도 잊지 말아다오. 그럴 만한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너희들의 행복을 염원하면서···.
자, 그러면 부디 행복해 다오.
하일리겐슈타트, 1802년 10월 6일
루드비히 반 베토벤
이것으로 너희들과 이별이다. 이를 데 없이 슬프다. 지금까지 품고 있던 한 가닥의 희망, 어느 정도는 회복하리라는 희망도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가을 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시들듯 모든 희망은 퇴색해 간다. 이승에 태어났을 때와 마찬가지 모습으로 이제는 떠난다. 시원한 여름날··· 나에게 샘솟던 용기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오오 신이여, 단 하루라도 나에게 순수한 환희를 맛보게 해주오···. 참다운 환희가 내 가슴 깊이 울리던 때 그 얼마나 오래인가. 오오, 언제 또다시 자연과 인간의 전당에서 그 순수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단 말인가? 결코 그럴 수는 없단 말인가? 오오... 그것은 너무나 잔혹하다.
하일리겐슈타트, 1802년 10월 10일
루드비히 반 베토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게모노
-
메디컬or문과전문직 고양이상 슬렌더 금수저누나..
-
사라진 틀닥메타 4
옵창빙고
-
ㄹㅇ
-
뉴비로서 님들이랑 친해지고 싶음 어케함?
-
[사례 5000원 전원 지급] MOOC 수강자 대상 설문조사 0
안녕하세요, 인터넷 강의 MOOC 플랫폼 연구팀입니다. 간단한 설문을 진행하고 사례...
-
칠전팔기 미2
-
1. 장애인의 성 권리장애인도 성적 욕구가 있다. 모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 상당히...
-
막노동하는 남자들과 성매매하는 여자들의 차이는 없다 258
옛날부터 해왔던 생각이다. 육체 노동을 하는 남자들을 비난하거나 그들의 명예를...
-
친구 고민이 있는데요, 정말 친한 친구인데 요새 좀 많이 이상해요. 대학교 들어가서...
-
군휴학질문 5
2017년 5월정도까지 연기되서 5월중순이나 5월말에 다시 영장이 날라올것같은데...
-
놋잘알 님들 3
제가 1학년 끝나고 군대를 갈 예정이라 1년만 쓸 노트북을 사야 합니다. 50만원대...
-
ㅈㄱㄴ
-
ㅈㄱㄴ
-
낼 아오아 콘서트가기때문에 서울가거든요 서울 남부(서초)터미널에 10시도착인데...
-
지금 최순실급으로 심각한게 현역병 인권유린 아닌가요? 11
모병제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군 월급과 복지 좀 현실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징병검사 자료를 근거로 20대 남성 평균키가 173.8이라느니 174라느니 하는...
-
저가 지원하려는 학교가 있는데요 그 학교 환산백분율로 하면 저가 89거등요.....
-
서울대생 질문 받습니다 10
한동안 수험생활, 키배에서 멀어져 있다 와서 감이 좀 죽은 듯 그래도 ㄱㄱ
-
대한민국의 비극 4
박정희 아니면 김대중, 노무현 정도의 인간이 영웅시됨. 대통령감이 그리도 부족한가.
-
모든 인증이 문제가 아니고 103
그냥 남자가 어투 측면에서나 인증하는 사진 측면에서나 노골적으로 귀여운 척 궁상 떤...
-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대학생활 하는 것만 해도 바쁘던데요. 특히 한 명은...
-
오르비가 집단 이성(수학문제, 사회모순 등등 토론) 장으로 남길 바라는데 자꾸...
-
시험 공부하기 너무 싫다
-
정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지한입니다. 도움 주세요 1
정시 지원을 할 때 참고하는 자료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치표 작년...
-
전공은 수학 박사과정 학생이고 스물여섯 귀엽고 키 작고 여리여리하고 가느다랗다고 함...
-
키 180 언저리에 지방 부족 체형이고 캠퍼스 내에서 외모 칭찬 꽤 듣는...
-
하얀 드레스셔츠는 카라의 뻣뻣함 얇은사 하이얀 빛깔의 아름다움 어떤 니트 맨투맨과도...
-
공부 너무 안되고 마음이 심란하고 착잡해서 책 한권 읽으려는데진짜 인생 책이다 !!...
-
주소 아시면 주소 좀 제발 부탁드려요..천사 오르비언님들ㅠㅠ 검색이 안되네용ㅠㅠㅠ
-
생각이 다른것일 뿐. -인권을 믿는 사람들에게사실 인권이란건 집단적인 믿음이지...
-
전문대를 생각하고있긴한데 4년제 졸업장을 따려면 학과 상관없이 경쟁률이 낮은 곳을...
-
대학동기 저보다 한살 어린 동생중에 완전 객관적으로 예쁜애가 있는데, 걔가 프사를...
-
아침,낮에는 깨있는데 공부도 안되고 커피 힘으로 피곤한데 안 자고있는 멍한...
-
편의상 그녀를 A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저는 닉값하는 연애포기자이고 아웃사이더입니다....
-
만약 친구들끼리 있는 단톡에 '연예인 oo랑 ㅅㅅ하고 싶다'라고 썼는데 그 안에...
-
부모님이 동생 과외나 하라고 합니다 가족/친척끼리 과외하면 껄끄러운거 한둘이...
-
이래서 기말고사 제대로 볼수 있을런지
-
질문 받습니다 16
끠곤하네요
-
질문 받습니다 9
심심하네요
-
안녕하세요 오르비언 여러분..ㅎㅎ제 고민좀 들어주세요제가 가르친 지 한달 좀 넘은...
-
하나 이해하면 쫌 쉬어야댐..그리고 또 하나 이해하고.. 내가 의지박약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왜 아침시간이 비고 왜 저녁에 강의를 하지.. 아홉시수업 다다다다다 해야 늦잠안자고...
-
어차피 졸업하면 둘다 회사원
-
금요일,토요일 수업도 꽉꽉 담고 싶었는데..안되네요.이정도면 인문학 덕후, 신입생의...
-
제가 3년간 쓰던 노트북이긴한데,그렇게 자주 썼던 편은 아니어서요.거의 다 집...
-
물리1이 아니고 물화지가 짬뽕된 종합과학선물세트 같네요 ㄷㄷ물리1 하는 친구분들...
-
술게임이랑 장기자랑이 너무싫어서 동아리도 안들었는데... 23
OT MT 워크숍 이런데서 술게임하는게 너무 싫어서동아리도 안나갔는데그렇게 졸업을하게 되었네요
-
하고싶은 학문을 하느냐 돈이 되는 학문을 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고민들 하시는거...
수학황이 되시길…!
김현우 선생님의 스탠다드라는 교재로 공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