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양을 줄여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조선생입니다.
수능이 234일 남았네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한번 겪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금방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시간에 쫓기지는 마시되, 여유를 즐기지도 맙시다.
오늘은 좀 더 큰 그림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답노트도 만들고, 사탐 개념을 단권화하는 등
공부할 것들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나 병적으로(...) 정리에 집착하던 사람이라서, 여기에 시간을 엄청나게 썼습니다.
오답노트도 깔끔하게 만들고, 여기저기서 생소한 개념이나 정의들을 모아서 백과사전 만들듯이
사탐 단권화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무려 4과목이나 응시했었으니,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곤 했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아저씨 톤으로 읽어주세요)
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이었을까, 하면...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수험생활 때 만든 오답노트를 나중에 출판하실 생각이 있으시거나,
수능 대비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담은 "절대노트"를 만들 생각이 있으신 게 아니라면,
오답노트나 단권화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정말 중요한 내용만 담아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공부할 내용을 점차 "줄여나가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를 덜 하라는 게 아니라, "다시 봐야 할 텍스트의 양"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열심히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9월, 10월쯤 되니 양도 엄청나게 늘어나더라구요. (뭘 그렇게 많이도 틀렸는지...)
보고 있으면 뿌듯했습니다. 깔끔하고 이쁘게 잘 만들기도 했었고.
그런데.
그 뿐이었습니다.
양이 많으니, 다시 볼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사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기 열심히 하고, 포스트잇 붙이고, 사진 오려 붙이고 해 놨는데
시험이 다가오니까, 훑어보면서 마무리할 만한 교재가 아닌 "백과사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려고 정리해 둔 건데, 다시 볼 때가 되니까 오히려 볼 수가 없게 되어 버린 겁니다.
수업시간에 제가 수능준비와 관련해서 강조하는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EBS 교재가 나오는 속도에 따라잡히지 말라는 점.
두 번째는, 오답노트를 만들되, 너무 자세하게 만들지 말라는 점입니다.
둘 다 사실 같은 맥락입니다.
EBS 교재에게 진도가 따라잡히면, 점차 공부해야 할 양이 늘어나고, 결국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오답노트, 단권화작업 역시... 너무 많은 것들을 담아놓으면, 정작 필요할 때 꺼내서 보기 힘듭니다.
제 오답노트는 지금도 그냥 감상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가끔씩 보면 뿌듯해요 ㅋㅋㅋ
작년엔 오르비 독재팀에서 한 6개월 굴러다니다가, 다시 제 손에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넣어보려고 했는데, 업로드가 잘 안 되어서 포기했습니다 ㅋㅋㅋ)
여러분, "감상용" 오답노트를 만들지 마세요.
정말, 꼭 봐야 할 내용만 담은,
시험 직전에 꼭 보고 들어갈 만한 오답노트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다시 봐야 할 텍스트의 양을 줄이세요. 다시 볼 시간이 없을 겁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은 가능한 한 미루지 말고, 머리 속에 다 넣으시기 바랍니다.
칼럼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이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데에 쓰신 시간이 아까워지지 않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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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이나 노원구는 거리가 너무 어정쩡해서 강남이 위치적으로 좋거든요 미술학원도...
오답노트를 꼭 만들어야할까요?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얻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형식이 중요한 건 절대 아니고요. 나중에 꼭 다시 봐야 하는 것들을 모아두시는 건 필요합니다.
정말 좋은말이네요 수험생활하는데 큰 깨달음 얻고가요 ㅎㅎ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피같은 조언이었습니다
꼭명심해서 실천하겠습니다 글 너무감사해요
저도 힘이 나네요.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법고시나 행시에서 많이 하는 말이네용. (가치 중립적, 사실 서술,)
봐야 할 양이 많은 시험일수록, 중요한 조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사법시험 준비하시는 분들께 들은 것 같습니다.
ebs교재에 따라잡히지 말라는 말씀이 예를들어 인터넷수능이 출판되어 나오기전에 수능특강을 다풀어놔야한다는 말씀이시죠?
ㅇㄹㅇ
네, 그런 의도로 쓴 게 맞습니다. 제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네요..
수학개념노트는어떻게생각하세여?
저도 이거 질문좀 쓰면서 공부하는스타일이라 개념노트정리하고있는데.. 개념들만요
기본서 한권을 정해서 정리하시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노트에 따로 정리하기 시작하셨다면, 이것 역시 "모든 개념"을 정리하지 마시고, "머리 속에 잘 안 들어오는" 것들만 정리하는 식으로, 양을 줄여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글이군요
뜨끔ㅋㅋ 감사합니다
약간 답정너느낌 날수도 있는데 올해는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려고요.. 물1은 지엽적인거만하고 생2는 꼼꼼히해도 되겠죠 매일 지하철에서 3-40분 볼수있어요
오답은 과탐만 할 생각인데 간단히 정리팁?같은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ㅠㅜ
제가 물리2는 공부를 안해봐서 자세히 모르겠지만.. 물리1 같은 경우는, 풀어서 맞을 수 있는 문제를 반복해서 푼다고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본인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특정 파트만 대비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탐구과목 오답정리는 1)틀린 문제를 오려둔다. 2)상자에 담아뒀다가 1주일 후에 다시 풀어본다. 3)또 틀린 문제만 따로 모은다. 이걸 반복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좀 허좉질같긴함..
ㄹㅇㅍㅌ
사과탐 특히 그런애들 많음
작년 연대논술 전날 쌤한테 하소연하면서 울던 학생
수능 망해서 쌤 고향에 있는 지거국에서 반수로 재도전합니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보고싶어요 쌤ㅋㅋ
본부 앞 잔디밭이 캐치볼하기 좋지..ㅋㅋ 내가 내려가든 네가 올라오든 곧 보자.
오답노트를 쓸때도 거의 1.2개 모를때 사용해야되는거 같아요 중하위권일땐 개념공부에 충실하고 또한 인강들을때도 필기에 너무 집착안해야 함을 깨달았어요
필기와 오답노트 정리는 "나중에 보기 위하여" 하는 거니까요. 지금 기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항상 우선이 되어야겠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네요 ^^
오랫동안 입시판에 있는거 안지겨우세요?ㅋㅋㅋㅋ
아이디가 너무 단순해서 누군지 다 알겠는데...ㅋㅋ 안 지겨워요 ^^
ㅋㅋㅋㅋ아이디 완전히 바꾸고 또 올거에요
시간 되돌려서 수능한번 더 볼 수 있으면 공부하고 볼거에요?!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생각 있습니다
졸업 후에 뭐하실거에요?ㅋㅋㅋㅋ
졸업 후에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