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침착하게 [432230] · MS 2012 · 쪽지

2014-11-28 19:56:21
조회수 1,404

오르비 문학 첫작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게시글 주소: https://cheetar.orbi.kr/0005129797

[중략 줄거리] 아버지는 n수에 병들고 지쳐 수험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나', '영희'는 재수학원을 그만두게 된다. 어느날 아버지는 말없이 집을 나간다.


나는 아버지가 놓고 나간  종이을 읽고 있었다. 그것은 정시배치표 였다.
영희는 온종일 팬지꽃앞에 앉아 낡아빠진 옛날 정시 입시자료를 봤다.
재수학원에서 받아온 자료였다. 내가 정시 상담을 위해 재수학원을 잠시 들릴때 영희가 따라왔었다.
상담이 별 소득없이 끝났다. 그런데, 영희가 먼지 속에 놓인 입시자료를 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영희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자료를 봤다. 긴 머리에 반쯤 가려진 옆얼굴이 아주 예뻤다. 영희가 자료를 보는 모습이 영희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쓸수없었다. 좀 더 대학을 낮추면서 영희가 든 입시자료를 가리켰다 그러나 낮춰 쓴 대학이 폭발하고 영희의 입시자료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나는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시배치표'라는 책을 아버지는 개천 건너 고시원에 사는 삼수생에게서 빌렸다. 그의 이름은 지섭이었다. 지섭은 과외를 하고있었다. 아버지와 그는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다. 지섭이 하는 말을 나는 들었었다. 그는 이 땅에서 우리가 기대 할것은 없다고 말했다.
"왜?"
아버지가 물었다.
지섭은 말했다.
"수험생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 한 사람도 훌리짓을 하려고 애씁니다. 이런 수험생들만 있는 입시판은 죽은 땅입니다."
"하긴!"
"아저씨는 평생 동안 수시를 안 쓰셨습니까?"
"수시를 안 쓰다니? 입학사정관 원서를 썼지 열심히 준비했어. 우리 식구 모두가 열심히 수시 준비를 했네"
"그럼 무슨 방황을 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학원에 결석 한적 없으세요?"
"없어."
"그렇다면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으셨습니다.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으셨어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최대한 집중했지."
"그런데, 이게 뭡니까? 뭐가 잘못된 게 분명하죠? 불공평하지 않으세요? 이제 이 입시판을 떠나야 합니다."
"떠나다니? 어디로?"
"유토피아로"
'애들아!"
어머니의 불안한 음성이 높아졌다. 나는 개념서를 덮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영호와 영희는 엉뚱한 곳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나는 학원가로 나가 곧장 건물 옥상을 쳐다보았다. 재수학원의 높은 옥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 맨 꼭대기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 바로 한 걸음 정도 앞에 유토피아가 펼쳐져 있었다.

-'조세희-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각색- 




첫 작품이다 보니 필력이 좀 부족한게 느껴지네요.

앞으로 작품 연재하면서 필력좀 쌓아보겠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