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 [291309] · MS 2009 · 쪽지

2010-12-28 14:46:18
조회수 1,954

한의대 공부와 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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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교차 지원을 하였습니다.만약에 입학하더라도 적성에 맞을까 고민중인데
한의대 단니다 적성문제로 중도에 그만 두는 사람이 많나요
-제가 작년에 특수대학에 입학해서 적성문제로 그만둔 경험이 있어 많이 고민되네요.
한의대 공부는 적성에 맞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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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라보노™ · 58478 · 10/12/28 14:54 · MS 2004

    1. 적성에 안맞아서 그만 두는 사람이 많진 않지만 몇명되긴 합니다.

    2. 특수대학이 어딜 말하는건진 모르겠지만.. 문과시면 경찰대나 사관학교신가요?
    그쪽은 학문적인것보다 생활이 적성에 안맞다는 사람들이 많던데..
    생활은 다른 대학보다 좋은 면이 많습니다.
    고등학교같고 의대처럼 빡세진 않아요.

    #. 공부에 대해선 뭐라 말씀드릴게 없어요. 사람마다 다르고, 겪어봐야 아는거라서요.
    골수문과생도 잘 적응하기도 하고, 골수이과생도 잘적응하기도 하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까요.
    직접 하기 전엔 뭐라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다만 예과땐 좀 어렵습니다. 개념이 잘 안잡혀서 답답한 면도 많구요.

  • Sniper.[張] · 353837 · 10/12/28 15:16

    제가 한의대공부를 많이 안해봤으니 후라보노님처럼 답변드릴 수는 없고
    다른 방향으로 답변을 드려보자면 자퇴를 하는건 사람에게 달린것 같아요.

    제가 수의대를 본1 1학기까지 다녔는데..
    돌이켜보면 어떤 사람들에겐 굉장히 적응하기 힘든 시간도 많았을것 같아요.

    * 아래의 사례들은 10개 수의과대학 중 극히 열악한 환경이었던 특수한 경우에 불과할 뿐 일반화할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미 몇년전 이야기로서 해당 대학의 상황도 달라졌을 확률이 높으니 다른 오해를 하시거나 이 글을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 주십시오. 전적대학의 뒷통수를 치는 꼴이 될까 두렵네요. 대부분의 경우 수의과대학도 전망과 현실이 나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수의과대학에 대한 오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수의대가 실험윤리나 지원이 열악한 상황이어서 이상한 일이 많았습니다.

    토끼 공장의 운동성실험(공장이란 창자의 일부입니다)을 할때
    운동성실험이기에 마취제를 쓸 수 없으므로 토끼의 사지를 실험대에 묶어
    노마취로 배를 갈라 창자를 자르고 공장을 적출해냈죠.
    곧바로 안락사가 행해졌어야 했으나, 마침 조교님께 전화가 와서 토끼는 10~20분가량을 그 상태로 방치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개 해부실험을 할때, 살아있는 개를 데려와서 우리 손으로 죽이고, (안락사실습으로 죽이는데 전혀 안락하지 못한 죽음이죠.)
    조교님이 목의 경동맥을 끊어주면 피를 다 빼내기 위해 발목에서 몸쪽으로 빨래짜듯이 개를 쭉쭉 짜며 피를 짜냅니다.
    거꾸로 붙잡고 탈탈 털기도 하고.. 그리고 최대한 피가 빠지면(다 빼지는 못해요) 잘린 혈관에 약품줄을 꽂고 해부준비를 합니다.

    밤열시 집에 돌아오며 '훌리건들이 괜히 백정이라고 하는게 아니었구나'하는 자조섞인 이야기들을 하고..

    동기들 중에는 동물을 지극히 사랑하여 수의대에 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어쩌면 그 동기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것으로 인한 부적응자퇴는 없었습니다.
    수의사의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 의사로서 할 수 있는 행동범위의 한계 등에 염증을 느껴 반수하거나
    개인사정으로 인해 자퇴하는 경우는 있었지만요.

    대부분의 경우 사람은 닥치면 다 하게 되고, 적응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부류의 사람은 작은 일에도 실망하고 자퇴를 합니다.

    매년 입시철마다 올라오고, 올해도 올라왔고, 앞으로도 올라올 '경희대한의대를 자퇴하며'라는 글의 저자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과 1학년 1학기 3월달 1~2번째 주에 동양철학관련 교양서적하나 읽고 한의학이 어떤 것인지 모두 알게된듯한 착각에 빠져
    언뜻 보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글로 한의학을 부정하고 자퇴해버린..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A라는 사람은 작은 자극에도 실망하고 자퇴해버리지만
    BCDE라는 사람들은 큰 자극에도 적응하고 졸업합니다.

    본인이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것이지 다른게 중요한건 아닌듯 합니다.

  • 힐신은연대생 · 336721 · 10/12/28 20:49 · MS 2017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학과에도 관심이 있던 사람이 보기에 ㅜㅜ
    토끼 너무 불쌍해요 ㅜㅜㅜ흐긓그ㅡㄱ
    문과라 못 가지만 한의대 지원하면서 약간의 미련은 있었는데
    물론 특수한 경우라고 앞서 말씀해주셨지만
    제가 수의학과에 갔다면 적응하기 힘들었을 거 같아요 ㅜㅜㅜ 아 토끼.....

  • Sniper.[張] · 353837 · 10/12/28 20:5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뭐임마!? · 295885 · 10/12/29 05:12 · MS 2009

    이글은 어디서 읽어본거 같은데 어디서였더라...윽...

  • Sniper.[張] · 353837 · 10/12/29 09:4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단순하고열정적으로 · 30449 · 10/12/28 15:44 · MS 2003

    동양 철학 관련 서적을 읽었을 때 거부감만 들지 않는다면,
    지극히 과학 만능 주의에 젖어든 사고방식을 가지고, 현대과학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
    라는 생각을 가지지만 않으신다면 적응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실것 같네요.

  • 성법 · 348007 · 10/12/28 15:58 · MS 2010

    제 경험으론 한의학은 문과적 사고 반, 이과적 개념 반으로 사료됩니다. 이진 문치,_이과적 영역으로 진찰하여 문과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어쩌면 한의학이든 의학이든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이니 두 학문의 융합 발전이 필요할 것입니다. 81학번 드림

  • 산마 · 291309 · 10/12/28 16:27 · MS 2009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