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T] 나는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3월과 4월, 두 번에 걸친 학력평가가 치러졌습니다. 재수생들은 응시할 수 없고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치른 모의평가였습니다. 재학생 여러분들은 문제를 잘 검토하고 공부하셨나요? 보통 선생들이 재학생들만 치른 모의고사 해설을 할 때 흔히 덧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본 시험은 재학생들만 치른 반쪽짜리 시험이다. 이제 6월과 9월에는 재수생과 반수생들이 들어온다. 지금 시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재수생들과 경쟁하는 시험에서도 성적이 밀리지 않게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한 번 쯤은 들어 보셨죠? 이 이야기를 듣고 재학생들은 막연하게 재수생들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을 갖게 됩니다.
오늘 칼럼은 바로 이 두려운 존재, ‘재수생, 삼수생, N수생, 만수생’ 등으로 불리우는 학생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직접적으로 물어 보겠습니다.
재학생 시절이 끝나고 이제 재학생 때 두려워했던 존재가 되었는데
“여러분 스스로 과연 자신이 두려운 존재라고 생각합니까?”
이 질문을 현장에서 해 보면 대부분의 재수생들은 피식 웃고 맙니다.
그 웃음 속에 들어 있는 많은 함축된 의미를 다 짐작할 수는 없지만 일면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고, 재학생 시절에 막연하게 두려워했던 존재가 되었습니다. 고3 때에 비해서 실력이 많이 늘었나요? 재학생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고 답변할 수 없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계획을 수정하고, 잘된 부분은 스스로 칭찬하고, 바르지 않은 부분은 채찍질을 가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엔 노량진이 재수생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지금은 공무원 수험생들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노량진 = 재수생’이라고 말할 만큼 재수생들이 많았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한창 시절에는 한 달에 노량진 단과 수강권이 8만장 이상이 나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다 옛날 이야깁니다. 그런데 선배 강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시절에도 5월달은 ‘노량진 축제기간’이라고 불렀답니다. 열심히 잘 공부하던 재수생들이 5월이 되면 나사가 풀어진 사람마냥 대학간 친구들 축제나 쫓아 다니고, 당구장이나 다니면서 허송세월을 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5월은 이러나 저러나 재수생들에게는 힘든 시간인가봅니다. 2월말에 재수반에 들어온 친구들은 선생이 말을 걸기도 힘들 만큼 독기를 품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오래 보다 보니 대략 눈빛만 보아도 어떤 심리 상태인지 알 수 있지요. 이런 분위기는 4월 중순이나 말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다 이상하게도 5월달 정도에 이르면 반마다 소위 ‘커플’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학원 곳곳에 ‘누구와 누가 사귄다더라’ 하는 소문들이 무성해 집니다. 이때 쯤이면 교무회의의 주요 안건 중에 하나가 ‘이성 교재 원천 차단’입니다. 선생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노릇입니다. 재수생들은 학생의 신분이면서 동시에 성인들인데 이성교재를 막다니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상황이 상황인 것을.....
커플이 된 재수생들이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요. 5월, 6월, 7월, 8월 경까지 예전에 비해 공부량은 조금 줄었지만 누군가를 ‘싸랑(?)’한다는 들뜬 설레임 때문인지 컨디션도 괜찮고, 함께 의지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잘 이겨 내고 있다고 스스로 안위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매달 학원에서 치러지는 모의평가에서도 큰 성적 하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9월 모의고사에 이르면 서서히 집중하지 않은 티가 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때가서 이모저모 후회해 봐도 수능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니 불안감은 극대화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결과는 좋지 않고,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되는 겁니다.
선생이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었네요. 극단적이고 장황한 이야기를 길게 쓰는 이유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여러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주제 넘게 잘 사귀고 있는 두 남녀에게 ‘거 봐! 결과가 좋지 않을 거니까 헤어져!’라는 논지로 말한 것도 아닙니다.
처음의 질문은 다시 해야겠네요.
“재수생 여러분! 여러분은 재학생들이 두려워할만한 존재입니까?”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변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심기일전 할 때입니다.
진정 ‘두려운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Magic 2014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 3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과외도 가고싶지 않아 평생 아무것도 하지않고 살순 없는건가
-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분석 - 3편 탐구선택자 심화 0
안녕하세요. GT SCIENCE ZONE 입니다.각 탐구과목별 변동을 보겠습니다....
-
고민이네
-
이 표에서 1/2 지점 아래로만 몇 권 골라서 풀 거 같은데.. 일단 시간도 없고...
-
안녕 0
공하싫
-
충북대 약대 지역인대 교과컷 몇등급까지 내려올거라 예상되나요??
-
6모 뒷북 0
6모 기하 28? 관련 문제입니다. 갠적으로 정말 별로인 문제지만 (마지막 배각공식...
-
ㄹㅇ 학습 질문글이 묻히는거같음 커리같은거 물어보면 답 해줄수있는건데 개병신같은...
-
기상 4
아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어제 티원경기를 실시간으로 본거에는 후회는 없다
-
감동...
-
역대급 레전드 점수 받아버림
-
6시간은 자야 다음날 제대로 공부가능한데 6시에 나가서 잇올 가고 12시에...
-
안녕하세요. GT SCIENCE ZONE 입니다.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분석 -...
-
진짜 어떻게 극복 못하나...
-
소리가 넘 크게 들림 짜증난다ㅡㅡㅡㅡㅡ
-
작년 도가 한비자 지문 풀어봐라 정답률 보면 헤겔급이었음 쉽다고 지껄이는 애들 보면...
-
강윤구T 질문 1
강윤구 공부법 특강 필수인가요? 스킵하면 안 되나요?
-
가면라이더 2
이대로가면
-
직관을 못해서 아쉽네
-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분석 - 1편 재학생과 N수생 0
안녕하세요. GT SCIENCE ZONE 입니다.오늘은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를...
-
계단으로 내려가야하네ㅋㅋ 일진이 별로구만
-
오늘 풀실모 라이브 키고 진행예정 많관부
-
'초등의대반' 버젓이 광고...법도 못 막는 '의대 광풍' 2
[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뒤 학원가에서는 초등 의대 준비반이 더욱 인기를...
-
국어 체화 0
심찬우 선생님이나 강민철 선생님 독해법 체화하신분 ..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봐도될까요??
-
시간내에 푸신분들 해설 영상 처럼 F(×) 치환해서 이차함수꼴로 푸셨나요..? 전...
-
ㅅㅅ전자 등 대기업 가려고 그런건가요? 생각해보니까 회사 종류는많잖아요. it회사...
-
미소녀분들 연락주세요:)
-
오피스텔 11층 건물이 좋긴좋음 상가라인이라 3층만있씀 웅장함ㄷㄷㄷ
-
수능영어 절대평가한다더니…사교육 안 줄고 난이도만 '널뛰기' 4
수능·모평 영어 1등급 비율 '최대 16%, 최소 1%' 롤러코스터 작년 9월...
-
전공의에 내용증명 발송한 병원…"복귀든, 사직이든 결정해달라" 1
"병원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일부 전공의, 복귀 의사 대부분 병원은...
-
ㅈㄱㄴ
-
난 올해 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불과 8주만에 내 정신과약 대부분을...
-
달씨 사건 때매 연대 언더우드 ㅈㄴ 까이는데 말하는거 들어보면 사실에 기반한건 손에...
-
그리고 운빨디펜스 수특수완 문학 작품정리 비문학에서 질질끌리지 않기 위한 국단어...
-
짜장vs짬뽕 2
골라골라
-
일요일도 공부하는데 보충시간이라 월ㅡ토 집계 ㆍ이번주 국영 밸런스굳, 독서 미흡...
-
ebs 연계비율 좀 보고있는데 검색어 키워드를 잘못쳐서 그런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시대북스 들어가서 보는데 개웃기네ㅋㅋㅋㅋㅋ 근데 목차 보니까...
-
하하하 긍정으로 버티자
-
ㅣ
-
히히집에간당 0
-
얼버기 7
라기엔 피방에서 밤을 새버린
-
주말이니 쉬실 분들은 푹 쉬시고, 주말에도 불태우시는 분들은 주말이라고 너무 해이해지지 말아요~
-
일반고 내신 안 챙겨서 5점대 정도 인 거 같고.. 인서울 심리학과 가고싶은데 타격...
-
기차지나간당 1
부지런행
-
국물 다뒤졋다ㅋ
-
잔다 2
-
레전드 얼버기 9
이 시간이 레전드라면 사실 전 늘 레전드 얼버기였습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
-
휴릅한다 빠잉
마지막 질문이 크게 와 닿네요. 감사합니다.
고3들 등급컷 나오는거랑 재수생들이 풀어본 성적 들어 보니까 쫌 두려워 해야할 것 같은데요
정말 공감되고 자극되네요.. 저스스로도 재수를 시작한 2월에 비해서 공부에대한 열의가 많이 사그라든듯 싶다고 생각이들어 많이 불안해하고 있었는데..지금부터라도 남은 시간 초심을 잃지않고 공부해서 후회없는 결과생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많이 반성하고 자극받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스스로가 두렵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