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별사이 [186685] · MS 2017 · 쪽지

2021-11-23 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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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어가 쉽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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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이 있으면 쉬운 거 맞아요. 경제지문 이건 전공생이나 행시, 금융공기업 준비생 데려다놓으면 거의 기초수준의 경제학 객관식 연습문제처럼 느낄거에요. 지문 아예 안보고도 바로 답찍고 넘어갈 정도에요.


근데 문제는 배경지식이 없는 대다수 학생들은 이 지문을 소화하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거에요. 전공수업에서 몇 시간에 걸쳐 설명 들어야 겨우 이해될 내용이 너무 압축적이고 요약적으로 기술돼 있어요. 애초에 이 정도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게 말이 안 돼요. 배경지식이 있으면 편하다 정도가 아니라 그게 아예 문제를 풀 수 있냐 없냐를 결정지어버리잖아요. 이런 점에서 오버슈팅이나 BIS같은 지문과는 같은 경제지문임에도 결이 아예 다르다 보구요.


그래서 평가원에서 국어를 쉽게 냈니, 학력저하니 어쩌구 똥소리를 하면서 전달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닐까 싶어요. 이 정도의 전공지식까지도 수험생들이 사전에 독서를 통해 접해봤어야 할 상식이고 그 정도의 독서도 안 한 애들이 잘못이라는 거죠. 어디까지나 이 지문 출제한 '교수님들' 입장에서요.


근데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아무리 독서경험이 중시된다 한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학 전공지식 유무를 직접 물어본다는 게 말이죠. '라떼는 이 정도는 상식이었는데 요즘 애들은 책도 안 읽고 무식하네 쯧쯧'같은 늙은 교수들의 꼰대마인드의 소산으로밖에는 해석되질 않아요. 


이런 기조의 출제 방향이 유지된다고 할 때 앞으로는 뭘 가지고 국어를 공부하라 말씀드려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국어문제 풀자고 철학도 섭렵하고 경제학도 섭렵해야 하는 걸까요? 아무리 대졸자들도 많이 보는 메디컬 고시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인데 그 본질이 너무 왜곡되어가는 것 같아 답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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