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Amnesia [410130] · MS 2012 · 쪽지

2013-07-18 00:27:57
조회수 1,302

쉬운 공부가 독이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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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님베겐은 두 그룹의 자발적 실험 참가자들로 하여금 컴퓨터를 통해 까다로운 논리 퍼즐을 풀도록 했다. 이 퍼즐은 어떤 시점에 어떤 공들을 두 개의 상자 이쪽저쪽으로 옮기는 식이다.

  두 그룹 중 하나는 최대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이는 실험 참가자들이 퍼즐을 푸는 동안 화면상에서 가능한 이동 경로를 하이라이트로 표시하는 등의 시각적인 신호를 제공했다.

 
다른 그룹에는 힌트나 조언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예상한대로 퍼즐을 푸는 초기 단계에서는 더움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더 빨리 올바른 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험이 계속되면서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그룹의 숙련도가 더 빨리 증가했다. 결국 별 도움을 주지 않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들은 더 빨리 그리고 잘못된 이동을 하는 횟수를 줄이면서 퍼즐을 풀어낼 수 있었다.

  도움을 주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더 이상 어떤 이동도 불가능한 교착상태에 빠지는 횟수 역시 도움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보다 적었다.


  반 님베겐이 보고햇듯이 이 같은 경과에 따르면 도움을 주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미리 계획과 전략을 짜는 데 더 월등한 반면 도움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단순한 시행착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실 도움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종종 퍼즐을 푸는 동안에도 "목적 없이 그저 클릭하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였다.

 
  이 실험을 실시한지 8개월 뒤 반 님베겐은 이 실험 참가자들을 다시 모았고, 약간의 변형을 주어 이 컬러 공 퍼즐을 다시 풀도록 했다.

  그는 원래 실험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이들이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이들에 비해 두 배나 더 빨리 퍼즐을 풀 수 있음을 발견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그는 또 다른 실험참가자들에게 평범한 달력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복잡하게 얽힌 여러 그룹과의 미팅 일정을 조정하도록 했는데, 이 중 일부구성원들은 여러 그룹에 동시에 속해 있었다.

  이번에도 한 그룹은 수많은 스크린상의 신호를 제공하는 식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또 다른 그룹은 도움을 주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다.

  결과는 예전과 같았다. 도움을 주지 않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피실험자는 더 간단한 방식으로, 불필요한 이동 횟수는 적은 상태에서 문제를 풀었고 그들은 더 많은 계획된 행동과 더 영리한 해결방식을 보였다.


  이 연구에 대해 보고하면서 반 님베겐은 참가자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의 차이를 통재했음을 강조했다. 이는 성과와 학습에 있어서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는 것은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차이다.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피실험자들은 끊임없이 "더 높은 집중력과 더 많은 간단하고 경제적인 해결책, 더 나은 전략 그리고 더 나은 지식의 획득"을 보였다.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명백한 길잡이에 더 의존할수록 과제에 더 몰입하고 덜 배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 님베겐은 이 발견은 "우리가 문제 해결과 또 다른 지적인 업무를 컴퓨터에 위임하면서 훗날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식 구조, 즉 스키마를 형성하기 위한 뇌의 능력을 감퇴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결론 내렸다.

  한 논객은 소프트웨어가 더 똑똑해질수록 사용자는 더 멍청해진다는 말로 핵심을 꼬집었다. (중략)        - 책「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The Shallows)」- 니콜라스 카 - 中에서..









  오늘 다 읽었던 책에서 있던 내용입니다. 문득 저 실험을 요즈음 이것저것에 많이 의존해서 공부하는 한국의 수험생들에게 적용하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해서 오르비에 한 번 적어봅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아래 내용은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 중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번 글을 보면서 공부의 정도(正道)에 대한 본연에 좀 더 가까이 근접할 수 있을 암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배운다는 것은 사실 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약간의 통제를 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무엇에 관심을 기울일지 선택할 만큼, 경험에서 어떻게 의미를 쌓아올릴지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의식적이고 깨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 통제를  포기하는 것은 무한한 대상 중 일부를 지니고 또 잃어버린다는 데 따른 끊임없는 괴로운 느낌과 함께 남겨지는 것이다 」  - 소설가 데이빗 포스터 월러스 (David Foster Wal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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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삼Drinker · 443624 · 13/07/18 00:38

    실리콘 밸리에서는 자식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게 유행이라죠... 잘보고 가요!

  • _Amnesia · 410130 · 13/07/18 00:45 · MS 2012

    TV를 보니까 우리나라도 자발적으로 스마트폰 미사용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감사합니다!

  • 진리자유정의 · 314134 · 13/07/18 00:39 · MS 2009

    지망하는 대학은 어디신가요? 심리학과 진학해서 어떤 길을 밟아야 할지 제 스스로도 사실 고민이 많습니다...

  • _Amnesia · 410130 · 13/07/18 01:00 · MS 2012

    요즈음 국내 대학들이 전혀 대학같지가 않아서인지 마음 같아서는 아무 대학이나 후딱 나와서 빨리 대학원에 가고 싶긴 합니다만, 현실 여건을 전혀 그렇지 못한게 한(恨)일 뿐입니다...

    전에 말씀하신대로 유학도 고려하고 있는데, 아직 확실친 않습니다.

    '대학교'에 대해서는 그렇게나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학 내 교수님들은 다들 자기 연구하느시라 바쁜 와중에, 학생들의 수업에 역량을 쏟아주실 겨를이 못 되니 믿을 건 사실상 본인 밖에 없기도 하구요.. 사실 작년 수능에서의 실수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과정 중에 못 끝낸 것들이 있어서 마저 공부하고 싶은 생각에 재수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어나, 사회문화나, 윤사나, 나중에 학문을 해나가는데에 도움이 될만한 요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더군요.. 저도 이번에 재수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 동안 배운 고등 과정의 내용이 이해를 위한 기초적인 지식이 되는 걸 보고 정말 놀랐지요.

    아, 죄송합니다. 잠시 얘기가 빗나갔군요. 아무튼 사회적인 면에서는 저보다 선배이실 텐데, 저로부터 원하시는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다 아는 얘기실테지만, 심리학의 특성상 세부적인 길이 워낙에 가지각색이라, 우선은 대학교 과정의 심리학개론을 공부하시면서 원하시는 길을 훑어보심이 어떨까요. 대학교 초기 과정은 겉햝기 식으로 기초적인 내용만 넓게 다루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심리학의 분야에 대한 서적을 뒤져서 선배님의 기질에 맞는 영역을 찾아나서는 것도 도움되실테구요.

  • 진리자유정의 · 314134 · 13/07/18 01:04 · MS 2009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오랜 입시기간동안 사탐에서 특히 이것저것 많은 기초내공을 쌓은거 같네요. 재수기간 잘 지나가길 바라겠습니다. 심리학개론은 들어봤고 흥미로운 분야는 참 많더군요. 다만 대학원에 진학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갖출지는 생각을 더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