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흔들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미 이 시험은 유희가 아니라... 진작도 나는 그렇게 말해왔지만 이제야말로 이 시험은 내가 반드시 풀어야 할 삶의 과제이며 넘어야 할 운명의 산맥이다. 내 정신을 학대하는 압제자이며 나를 가두는 벽이며, 이것을 극복하지 않고는 결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사슬이다. 지난날의 무모와 광기를 변명하기 위해 낭비된 시간에게 진 무위의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앞날의 비참과 통한을 피하기 위해, 나는 반드시 이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내 영혼의 해방을 위해, 비뚤어지지 않은 삶을 위해, 진정한 안식을 위해, 영원한 예술을 위해 이 거대한 장애물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시험은 너무 깊이 들어와서, 되돌아갈 수 없는 미로이며 나는 도망칠 권리조차 없는 필사의 전사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체의 잡념은 버릴 것이다. 상상력의 과도한 발동은 억제할 일이다. 음과 색에 대한 지나친 민감을 경계할 것이다. 언어와 그것의 독특한 설득 형식에는 완강할 것이다. 감정의 분별없는 희롱, 특히 그것의 왜곡이나 과장은 이제 마땅히 경멸할 것이다.
시계의 초침소리를 듣는 데 소홀하지 말아라. 지금 한 순간순간이 사라져 이제 다시는 너에게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라. 한 번 흘러가 버린 강물을 뒤따라 잡을 수 없듯이 사람은 아무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날 수 없다. 더구나 너는 이제 더 이상 그 초침소리에 관대할 수 없으니, 허여된 최대치는 이미 낭비되고 말았으니.
너는 말이다. 한 번쯤 그 긴 혀를 뽑힐 날이 있을 것이다. 언제나 번지르르하게 늘어놓고 그 실천은 엉망이다. 오늘도 너는 열여섯 시간분의 계획을 세워놓고 겨우 열 시간 분을 채우는데 그쳤다. 쓰잘 것 없는 호승심에 충동된 여섯 시간을 낭비하였다.
이제 너를 위해 주문을 건다. 남은 날 중에서 단 하루라도 그 계획량을 채우지 않거든 너는 이 시험에서 떨어져라. 하늘이 있다면 그 하늘이 도와 반드시 떨어져라. 그리하여 주정뱅이 떠돌이로 낯선 길바닥에서 죽든 일찌감치 독약을 마시든 하라.
-이문열, 젊은날의 초상 中-
연휴를 보내다보면 굳게 먹은 마음도 흔들리기 쉽죠.
저도 설이나 추석 연휴동안 야심찬 공부계획을 세워놓고는 정작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후회하던게 생각나네요.
무리하게 몰아붙이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계획하신 바가 있다면 꼭 행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문득 하고싶은 말이 생각나서 잠시 적고갑니다.
개인적으로 수험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항상 마음에 무거운 돌덩어리를 지녀야 했다는 것입니다.
놀면서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에 취한 아침에도, 잡념에 사로잡힐 때에도 공부에 대한 중압감에 항상 마음속에는 후회와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어쩌면 그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했던지도 모르죠.
하지만 수능이 끝나고, 수시든 정시든 입시가 끝나게 된다면
가장 기쁜 일은 그 마음의 돌덩어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을 넘어서, 무엇을 하든지 편안한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죠.
지금 수험생활을 되돌아 보면, 그때도 그렇게 느꼈지만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더더욱 행복합니다.
행복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열 달입니다.
앞으로 열 달 후면, 지금 놀고자 했던 것보다 열 배는 즐겁게, 열 배는 많이 놀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이기지 못했던 잠보다 열배는 더 자게 될 것이고, 여러분들도 열 배는 더 행복해 지겠죠.
일생에 필사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몇 번 찾아오지 않는데,
그것들 중에서도 여러분들이 지금 잡은 기회는 매우 큰 잠재적 보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겠죠.
수험생 여러분, 응원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늦은 6모 ㅇㅈ 0
어제 실수분들이 많이 인증하시던데 허수라 뒤늦게 올려봐요 국어가 많이 아쉬워서 꼭...
-
반수생이고 작수5였어요 늦었어도 강기본부터 시작하는게 맞을까요..?ㅠ 사설치면 평균...
-
last chance
-
그래서 물리 2점짜리 틀린듯
-
학원은 안 다닐것같고 수시카드 버리기 아까워서 인논쓸것같은데 언제부터 독학으로...
-
무한반수 멈춰 나자신......
-
올해 배라 신규맛 중 제일 고튼듯
-
에피 신청했음뇨 13
-
6모 난도랑 성적보면 이러면 안되는데 ㅋㅋㅋ ㅠ 국수탐한다고 시간을 따로 내뺄수가 없네..
-
투표 한번만
-
잔다 6
사랑해 옯뿌이들
-
인간 관계+사람 문제 성적 박음 번아웃+슬럼프 예정(기말 친다고 정시 공부 한...
-
이거뭔가위험을느낌.. 바쁘게살지않으면계속 새로고침하며 여기에 붙잡혀살겠구나를.....
-
얼리버드 취침 1
Zzz
-
1. 집 앞 스카 3분 거리, 한달 지정석X 12만원, 오래 있으면 허리 아프기도...
-
민초 줄께 자자 이리왓!
-
올해 수능공부 한번도 안해본채로 6모 국수영 풀어서 (풀기 직전에 기하 이차곡선...
-
보통 지금쯤 슬럼프나 번아웃 등등 올텐데
-
국어수학은 원점수 상방 높은게 최고 미기확은 전략 픽 각자 목표대학이 있을거니 화작...
-
고대 수학과 가고시퍼......
-
여사친이 8
나보고 순딩무해하게 생겼다는데 좋은건가
-
담쌤한테 연락해보는 것 밖에 방법이없나요...?
-
암것도 안 했는데 막 생기는데 이거 어디에 쓰는 건가요?
-
현역이라 아직 n제 좀 더 풀어야하긴 한데..
-
수학백분위 11
96 97 98 99는 다 받아봣다 이제100만받으면되는데...
-
물리력 하락 예정.
-
텔그를 봐 본 후기. 11
메쟈의 올레드
-
첫사랑모르모트 이시국에개인교습 멋진신세계 작은전쟁 ...
-
대성메가에서 하는 거 넘 후한 거 같은디 작년 고속 써 봐도 되나여? 걍 궁금해서요 ㅋㅋㅋ
-
예 뱃지 때문에 오해 많이 하시는군...
-
우리는 개듣보 독재학원이라 애들이 알아서 껐다 켰다함 내가 에어컨 바로 밑이라 바람...
-
교육공학과는 좀 더 이론적이도 교육학과는 실습? 음… 말하고 보니까 이게 무슴 소린가 싶네요
-
공통황확통이들은 6
빨리기하책을펼것.
-
24학년도 입결이라는데 94 97 3 90 90으로 계산해도 504 나오던데 내...
-
ㅁㅌㅊ? 3
작수 평백 66
-
넵 ㅜㅜ
-
문이과 왜 차이가 나는거임? 반영비 영어감점 다 똑같은데
-
오르비언니오빠들 0
속은형아면개추
-
전년도 보단 나아질거 같은데
-
안풀ㅕ요 ㅠ 답은 차례대로 4번, 72 입니다.
-
난징짜 버러지라 성적못올리거등
-
입시 컨설은 0
컨설 성향이 나랑 맞는지도 봐야됨 미친 상향론자인지 2개는 붙이자인지 1개만 안정 확보하는 사람인지
-
우리 24도인데 존나 더워서 에어컨 틀어달랬다니 ㅅㅂ이게 현실입니다 이지랄떨면서...
-
4월에 x3xxx 6모에 53x33 나는 7월 4일 52x22를 받고 7월 11일...
-
뭐 믿고볼게없노 찐수능가도 맞추는 놈이 없으니까 개찝찝하네
-
작수 56266에서 이번6평 53222맞았는데요ㄱ 국어가 계속 정체네요... 국어가...
-
국어 4->2 수학 2->1 사탐...해야겠지????
-
긴장되는 자정이에요 18
-
맞나요 일단 고1때 언매 진짜 머리터질뻔했고 도저히 그 공부를 하기가.. 겁남 ㅠㅠ
-
심심하구만 2
머 없나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허헐... 정말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