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선생 [342667] · MS 2010 · 쪽지

2012-10-13 00: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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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화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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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어민 화자 머릿속에 들어있는 영어의 규칙


 어렸을 적 과학시간에 우리는 공기의 존재에 대해서 배웁니다. 눈에도 보이지 않고 맛도 느껴지지 않지만 우리와 늘 함께 있는 존재인 공기... 공기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없어도 존재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을 갖고 있습니다. 봄에 피어나는 아카시아 꽃향기와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봤을 때의 그 달콤한 맛과 느낌... 더군다나 사랑에 빠졌을 때는 감정 같은 것은 분명 우리가 알고 느끼고 있지만 말로 설명하려면 어렵거나 아니면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어쩌면 인간의 언어라는 것이 한계가 있어서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어를 말하는 우리의 머릿속에도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말로 잘 설명할 수 없는 규칙들이 들어 있습니다. "나는 내일 소풍 갔다"라는 말이 왜 틀리고 "나는 내일 소풍 간다"라는 말이 왜 맞는지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알 수 있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머릿속에 존재함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 규칙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 규칙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어를 말하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한국어를 공부한다면 분명히 우리가 머릿속에 갖고 있는 그 규칙과 똑같은 규칙을 배워야지만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똑같은 규칙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서로 같은 의미로 의사소통하고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똑같은 규칙을 공유하는 것이 그 언어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며 정확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영어는 한국어와 조금 다른 규칙을 갖고 있지만 언어라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생겨나서 발전해온 과정이 달라서 한국어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 역시 그 말을 사용하는 화자들 사이에 공통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즉 영어를 태어나면서부터 듣고 자란 원어민 화자들의 머릿속에도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규칙이 존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그 규칙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법이라고 말을 하면 소름이 먼저 돋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문법이란 것은 그저 수능에서나 토익 토플에서 나오는 문법문제를 맞추기 위해서 공부하는 내용이겠거니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법이 바로 원어민 화자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규칙이라고 말한다면 실망할 수도, 아니면 놀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어문법에 대해서 안 좋은 편견을 갖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시험에 나오는 문법문제들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고 또 하나는 문법이란 것과 문장을 이해하는 것 사이에 절대적인 관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착각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영어란 것은 그저 단어들의 의미를 많이 알고 있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어디서 들었던지 알 수 없는 그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영어 문법에 대한 오해부터 풀겠습니다. 문법은 단어들이 문장을 위해서 배열되는 규칙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어민이 글을 쓸 때도 머릿속에 들어있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문법규칙들을 사용하면서 문장들을 만들어 가고, 그런 문장들을 읽는 사람들 역시 그 문법규칙대로 문장들을 풀어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조금 아는 분들이라면 "프로토콜"이란 것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컴퓨터와 컴퓨터가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동일한 규칙을 공유해야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정보를 보내고 받을 때 사용하는 그 규칙을 프로토콜이라고 부릅니다. 즉 프로토콜이 없으면 컴퓨터는 통신을 할 수 없으며 인터넷이라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세상도 연결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프로토콜의 기능을 하는 것이 언어에서는 문법인 것입니다. 따라서 문법은 문장을 정확하기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자 문장을 만드는 - 영작을 할 수 있는 수단인 것입니다. 문법을 모르고서는 절대로 영어를 알 수가 없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가끔 문법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든지 아니면 문법을 공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는 영어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원어민 화자가 문법도 모르고 영어를 잘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단지 원어민 화자들이 문법을 배우지 않고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문법이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일까요? 절대로! 문법 규칙을 머릿속에 갖고 있지 않은 원어민 화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무엇을 아는지 어떤 규칙을 사용하고 있는지만 모르고 자신들이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저절로 그 규칙들을 익혔다는 것만을 모르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나라 같은 비영어권 환경에서 문법을 배우는 것은 영어를 가장 빠른 시간에 배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런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문법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습니다. 문법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 일단 문법에 대한 공부에 거부감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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