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찬바람이 불면 나는 교대역 14번 출구를 서성인다
벌써 2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찬바람이 불때마다
수능을 보러가는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린다
2017년의 나는
나약하고 우울한 구석이 있는 재수생이였다
교대역 소재의 고시원과 학원 사이를 왕복하는것이
하루일과의 전부였다
학원에서도 묵언수행을 하며
수다스러운 본성을 숨겨야했고
하루종일 학원 안에서 하는 대화는
지하1층 급식실에서
국을 떠주시는 아저씨께 조금 더 달라고
말씀드리는게 전부였다
따뜻한 국물이라도 마셔야
이 차디찬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일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느순간부터 멀리서 나를 알아보시고
미리 더 주시는 아저씨와의 교감이
내 감정의 유일한 따뜻함이였다)
그때의 나는 늘 기본적으로 우울했으며
알수없는 불안함에 늘 휩싸여있었다
사실 이 땅위의 어느 수험생이 우울하지 않으랴
진심을 쏟아부었다면 당연히 불안하고 초조할것이다
2017년의 나도 당연히 그러하였고
그 감정의 관성은 무서우리만큼 큰 질량을 가지고있다
그 누구보다 즐거운 예과2년을 보냈지만
그 지독한 물리법칙은 찬바람과 함께 다시 돌아온다
조금만 건드려고 눈물이 쏟아질것같고
기본적으로 마음이 적적하다
하여,
나는 찬바람이 불때마다 교대역 14번 출구를 서성인다
아마도 이 지독한 관성은 계속해서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할것이고
지금도 애쓰고 있는 수험생들을 생각하게 할것이다
어쩌면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나고 오는것일지도
비록 남이지만
이 글을 읽고있는 수험생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대들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진심을 쏟아부은 만큼 여러분은 행복 해야할 사람들입니다
여태껏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대들의 진심을 한없이 응원합니다
-이제 화석이될 18학번 의대생이-
사진속 실명은 뭐
알 사람들은 알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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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연세가...
틀딱준비생 98입니다
저도 2017년은 교대역 고시원에서 보냈는데... 후...
다 지나보니 그 한해에서 남은 삶을 추동하는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