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준] 국어,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국어는 흐른다, 송영준입니다.
11월 수능까지 참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강의를 듣고
기출을 분석하며
그 시간을 채워 나가겠죠.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1등급, 100점과 같은 결과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어 영역을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까요?
...............................................
지난 시간에는 국어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 다뤘습니다.
국어 공부의 첫 단계에 대한 것이었죠.
(https://orbi.kr/00016227892 )
이번 시간은 국어 공부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얘기입니다.
수능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국어 공부의 끝을 설명하는 이유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기 위함입니다.
국어 공부의 마지막 단계는
'문제 공부'입니다.
문제를 공부한다? 무슨 뜻일까요?
...............................................
1등급, 100점은
우리가 찾은 정답의 갯수에 대한 것입니다.
만약 1컷이 90점이라면
90점 이상에 해당할 만큼 문제를 맞췄을 때
1등급을 받겠죠.
고통스러운 공부 속에서
결국 얻으려고 하는 것은
답을 찾는 실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문제의 답을 찾는 실력(문제 풀이 실력)과
글을 읽는 실력(독해력)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독해만 준비해서는
문제 풀이력을 보장할 수 없어요.
독해가 전부라 생각하는 학생이 많이 보입니다.
문제 풀이력과 독해력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예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
며칠 전에 발렌타인 데이가 있었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랑말랑한 생초콜릿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고 해 봅시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
요리 레시피를 검색해 본 일이 있을 거예요.
요리 레시피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우선 재료를 설명합니다
생초콜릿의 재료는 기본적으로
초코 덩어리, 생크림입니다.
버터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저는 버터까지 넣은 것을 선호하므로~
재료를 초코 덩어리, 생크림, 버터라고 하겠습니다.
마트가서 필요한 재료를 모두 사왔어요.
생초콜릿 만들기가 끝났나요?
아니죠
진짜 요리는 지금부터입니다. (본격 요리 칼럼..)
생크림을 끓입니다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초코 덩어리를 넣고
열심히 저어줍니다.
생크림과 초코의 비율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생크림을 많이 넣으면
생초콜릿이 잘 굳질 않기 때문이에요.
극단적인 경우에는
선물하러 가는 동안
녹아서 물처럼 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_=
온도도 주의해야 해요.
초콜릿을 녹일 때 너무 센 불에서 하면
초콜릿이 탄 것(?)처럼 딱딱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적당한 온도로 중탕하곤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녹인
초콜릿에 버터를 넣어 줍니다.
버터도 비율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초콜릿이 굳지 않을 수 있어요.
나머지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
수능에서 문제를 푸는 과정은
이러한 생초콜릿을 만드는 과정과 무척 비슷합니다.
쉬운 문제를 하나 살펴보죠.
<2018학년도 수능>
20.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청자를 명시적으로 설정하여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②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③ 시적 대상에 생명력을 부여하여 의지를 지닌 존재로 나타내고 있다.
④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자연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⑤ 반어적 어조를 활용하여 현실에 대한 비관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시험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이 문제의 답을 찾는 것입니다.
문제의 답은 생초콜릿에 해당합니다.
지문은요?
지문은 생초콜릿의 재료에 해당하겠죠.
지문의 정보를 활용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니까요.
마트에서 재료를 사왔다고 해서 요리가 끝난 것이 아니죠.
진짜 요리는 재료를 준비한 다음입니다.
마찬가지예요.
위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글입니다.
그런데 글을 잘 읽은 것은
재료를 잘 준비한 것뿐이에요.
초콜릿과 생크림을 어떤 비율로 섞을 것인지
어떤 온도로 녹일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습니다.
1번 문제를 봅시다.
문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문이요."가 아닙니다.
"(가)와 (나)이요."도 아닙니다.
20번이 묻는 것은 내용의 표현 방식입니다.
그런데 '내용의 표현 방식'이란 녀석은 흔히 말하는 '내용'과 방향이 다릅니다.
②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선택지의 '유사한 시구를 반복'했다는 것은
글쓴이가 내용을 어떻게 전달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유사한 시구를 반복합니다."라는 내용이 그대로 지문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죠.
지문에서
'사과가 빨갛다.'가 반복되면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고
'하늘이 푸르다.'가 반복돼도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어떻든 유사하게 반복된다면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어요.
이처럼 '내용'과 '내용의 표현 방식'은 다릅니다.
따라서 '내용의 표현 방식'은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죠.
............................................
20번을 풀기 위해
지문(재료)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내용의 표현 방식'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글을 읽을 때
보통 내용만 읽습니다.
주어진 글이
사랑에 관한 것인지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관한 것인지는 압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들로 20번의 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내용'을 읽는 것과 '내용의 표현 방식'을 읽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20번을 풀기 위해 글을 다시 읽습니다.
글을 다시 훑으며 '유사한 시구'가 반복되었는지를 찾는 것이죠.
'청자를 명시적으로 설정'했는지
'시적 대상에 생명력을 부여'했는지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했는지
'반어적 어조'를 활용했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은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인데
문제를 풀기 위해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이제 이런 의문이 들게 됩니다.
"그럼 내가 처음에 읽은 것은 뭐지?"
문제 해결 능력이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준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와 일치된 독해'
이것을 잡는 것이죠.
내용을 잘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에 맞게
글을 읽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 풀이와 독해가 분리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먼저 읽을지
문제를 먼저 읽을지
글의 중간에서 문제를 확인할지
다 끝나고 확인할지
주어진 문제는
무엇을 묻는지
어디에서 풀어야 하는지
선택지는 어떤 방식으로 정오를 판단해야 하는지 등
이것들은 문제 공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해 공부만으로는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
* 그냥 두 번 읽으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시간 때문입니다.
두 번, 세 번 읽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문제는 당연히 그렇게 해 주어야 합니다.
한 번에 풀 수 있는 문제를 두 번, 세 번에 걸쳐 푸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매번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습니다.
쓸데없는 부분에 시간을 쓰고 있으니까요.
시간 낭비입니다.
독해만 공부하는 것은
재료만 준비하고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요.
글을 잘 읽는 것은
풀이에 필요한 재료를 다듬은 것뿐입니다.
음식을 훨씬 맛있게 만드는 부분은 그 다음입니다.
............................................
여러분은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나요?
앞으로 11월까지의 공부 계획에
문제 공부가 포함되어 있나요?
시험은 독해력과 문제 풀이 능력을 모두 요구합니다.
따라서 문제 풀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독해력은 6평, 늦어도 9평 전에는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현장에서
단지 '열심히'했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을 너무나 많이 봤습니다.
똑똑하게 공부합시다.
...................................................
19학년도 수능 대비 '국어는 흐른다'가 곧 출판됩니다.
출판 기념 무료 면담을 진행 중이에요.
...................................................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한 20문제 조지고 한번에 해설 보시나요 아니면 하나하나 풀때마다 보시나요?
-
크아악
-
뉴런 후 허들링 0
제가 뉴런 책 비닐을 이미 뜯어서 환불이 불가능하더라고요... 뉴런하고 김범준...
-
니야호 0
귀여워
-
늦버기 1
늦잠았는데 그와중에 꿈도 재수한다고 친척들한테 조리돌림 당하는 꿈꿔서 뭔가 가분이 좋지 않아요
-
ㅔ 0
-
물화, 화생, 물생 하다가 도저히 각이 안보이면 과탐 하나를 지구로 바꿨음. 지금...
-
얼버기 0
-
퇴근하고싶다 4
1시간만 버티면 퇴근이야
-
수능 끝나니깐 2
수능 수학이 재밌네..
-
지듣노 0
종종 릴스로 나오더라 잔잔한게 은근 듣기좋네
-
요즘 파폭 모바일도 그렇고 컴터도 그렇고 오류 좀 많지 않아…? 어디가 문제인거지…?
-
요즘은 살짝 재밌는거 같기도 해 나 진짜 기하라이팅 당한듯
-
얼버기임 아니면 아직 안잔거임?
-
중학생? 고등학생? 언젠지도 모르겠네 내년 겨울엔 한번 타러가볼까
-
새벽 기상 3
아침 스키타기 위해 일찍 기상!
-
얼버깅 2
라랄랄라
-
슬슬 사람 많네 2
이제 나도 슬슬 본가 내려가야지
-
선지의 조어방식이랑 해석하기 까다로운 상황 이거 두가지에 대해 얘기하더라 7번,...
-
아 위경련 6
살려주세요죽을것같네
-
(소신발언)피코 은퇴해야 되는 건 맞는데 | 오르비
-
특히 문학은 더 만점을 위해서라면 지푸라기라도 손에 잡아야지 물론 이러고도 결국...
-
ㅁㅊ..
-
선생님들, 서울대 정시 내신반영 관련하여 질문이 있습니다. 2
내신을 반영할 때 국수영탐구한국사 등의 주요 과목만 반영하는지, 한문, 정보 등의...
-
헤헤 5
은테로 바뀌었나요~!
-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살면서 느는게 후회밖에 없네… 그래도 올수만큼은...
-
부조리 0
이 인간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희망을 향해 계속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부조리한...
-
기출분석잘하면 연계공부안했는데 연계지문 나와도 비연계라 치고 보면 풀려서 필요성을 못느끼겠더라
-
제자야 일어나라 2
넵.
-
노래를 들을때 0
가수의 목소리를 제일 신경쓰는거 같아 난 나도 목소리가 좋으면 좋을텐데 부럽네 정말
-
솔직히 재밌고 쉬운데 진짜 꿀단지인데 사문 생윤 선택할때마다 마음이 아파
-
야한질문이라던가 특이한 질문을 기대하는데 너무 식상해 맨날 봤던 질문 또보고 또보고
-
사실 제제는 상관없으니 뭐든 만표 150 찍혔으면 좋겠어요 22때처럼 인문이랑...
-
조용하네 2
거리도, 오르비도 전부 이제 내차지인가
-
만원 할인받겠다고 2시간이상 줄서는사랑 이해안됨
-
우울하다 우울해 0
수능끝나고 하는게 없으니 더 그런거 같기도… 뭐라도 하고 싶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
내가 국어를개못해서 그런지 노래가사가 이해가안됨.. 우린 따로~ 필요할 때가 있어...
-
쓰레드가 뭐임 1
쓰레드가 부정적 늬앙스인것같은데 왜지
-
술 한잔 했어요 0
그대가 보고 싶어서
-
피코가 잘못한건맞지만 12
그렇게까지 큰 잘못을 했을까싶다,,, 나는 굳이 헐뜯고 싶은 생각은 안드네
-
연세의 수치 1
롤로노아 피코
-
사서 유빈이에 올림 ㅅㄱ
-
돈을 또 얼마나 땡긴 거임
-
4대 크루 통합으론 모자랐던거니....?
-
기차지나간당 10
부지런행
-
어디 가실거 같나요? 그냥 궁금해서 투표 올려봅니다
-
설대식으로 397점이어도 서울대 인문계열 떨어짐??
-
나는 내가 4
빛나는 별인 줄 알앗어요
ㄱㄷㅇ : 국어는 독해력이지... 문제 푸는 스킬은 개나 줘버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