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둔 여러분, 공부'흉내'를 냈던 저의 루트를 밟지마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비평준화 명문고에 다녔고,
11수능에 실패하고 재수를 준비하는 졸업예정자입니다.
수능 보기 전까지만해도
농담으로 친구들끼리 ~하면 재수한다 이런말도 참 많이했었는데,
제가 재수생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참ㅠㅠ 묘하네요.
저는 모든 영역에서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스스로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아왔습니다.
언수외 9평 121이었고, 워낙 수리를 급하게 올리고 못했던 터라 수리는 1을 받아본적이없지만
언 외는 항상 백분위 100에 수렴할정도의 성적은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능날, 오히려 긴장도 안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시험을 봤는데
언수외 333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어요.
경험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진짜 앞이 깜깜한느낌.
솔직히 지금생각하면 다시느끼기싫은 기분이네요ㅠㅠ
거의 한달동안 운탓만 하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말 공부많이했고
보고싶은거, 하고싶은거 참고 공부했다고생각했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불운을 주나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보니
모든 이유를 운으로 돌리다보니 제 자신이 더욱더 힘들어지더라구요.
오히려 수능실패의 원인을 저 자신에게 돌리고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제가 생각해본 저의 수능실패의 원인은 이렇습니다.
앞에도 말했듯 저는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고를 다녔었고, 자연히 잘하는친구들이 모일수밖에없었어요.
고1때 내신성적을 못받아도 "애들이 잘하니까" 이런 안일한 사고로
정말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했습니다. 따라서 모의고사성적도 형편없었죠. 언수외 144정도?
고1말쯤 정신을 차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언어는 어느정도 자신이있다고생각했기에 수리,외국어에 투자를 많이했어요.
누가 가르쳐준 방법도 아니고, 들은 방법도 아닌데, 이른바 양치기를 했습니다.
그냥 닥치는대로 풀었어요.
풀면서 해설지에있는 단어들 모조리 단어장에 정리해서 다 외웠습니다.
주기적으로 시중에 파는 단어책 돌리면서요.
기본적인 어법, 문장구조등도 제대로 모른상태로 무조건 엄청 풀어댔습니다.
문제집이 쌓여가고, 그만큼 공부한 양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엄청 공부한 느낌이 들어서 뿌듯했어요.
또 그렇게 하니까 성적이 122 정도로 올려지더라구요.
담임선생님도 수직상승하는 내신과 모의고사성적에 칭찬해주셨고 저도 나름대로 제 공부방법에 자신감이 생겼었습니다.
고3 되기 전 겨울방학.
일어나서 아침부터 새벽5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시간으로만 들으면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죠?
하루하루 졸린 눈으로 잠들면서 아 이렇게 공부했으니 성공하겠다. 이런생각을 했었어요.
그 시간, 새벽에 라디오듣고, 인강다운받는답시고 컴퓨터하고, 밥먹고 소화시킨다며 티비보고. 문자하고.
이런 시간들이 엄청나게 모인다는걸 생각을 못했었던거죠.
어쨌든 이런 양치기 공부법과 공부한시간에 초점을 맞추는 공부법으로 고3 내내 공부했습니다.
세어보니 고3 일년동안 푼 외국어문제집만 37권이더라구요.
물론 저도 저렇게 공부해서 계속해서 성적이 백분위 100에 수렴할때까지 오르다가
수능때 미끄러진것이고, 수능때까지 계속 유지되는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느낀바로는, 분명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하고, 겉모양으로만 공부하는
공부법으론 한계가있습니다. 그 한계는 수능때 발견되기 쉬운거같구요.
오르비에 워낙 최상위권분들이 많이계셔서 저의 실패한 공부법이랍시고 글쓰는게 부끄럽긴하지만
다만 저 두서없는 긴 이야기를 통해서 예비고3, 고2, 고1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건
쌓이는 문제집의 높이와, 내가 의자에 앉기 시작해서 일어나는시간이
반드시 여러분의 공부의 질에 비례하는것은 아니라는겁니다.
한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진짜' 알맹이 공부를 하고있는지 아닌지.
만약 아닌것 같다면, 앞으로 고치면 되는겁니다. 저도 그럴생각이구요.
글솜씨가 없어서 전달해드리고자하는 바가 전해지지 못한것 같아서 아쉬운데,
아무튼 저는 저의 문제를 깨달았고, 올해는 그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일년 더 평범한 노력이 아닌, 진짜 노력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쨌든 저도 제가 생각한게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 선배님들의 조언도 듣고싶네요!
그리고 다른 현역여러분, 재수생여러분 N수생여러분! 우리모두 힘냅시당^_^
12수능 대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교사 월급이 어케되남 먹고 자기에는 부족한가
-
근데 내년에도 사탐이 어려울지 아닐지는 모르는거 아님? 0
메디컬가려고 사탐하는 사람들은 그럼 확실하지 않은거에서 일단 고 이러면서...
-
으헤헤
-
여캐 일러투척 2
ㅎㅎ
-
일식이요
-
0에 수렴할까요.. 하나 고치려는 순간 종쳐서…………………. 40점 됐는데…………..
-
1년더 해야되는데 화학 1 탈출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너무 고민입니다 47받는순간...
-
국수영생윤정법 87 81 2 97 89 홍대 인자전이랑 동국대 열린전공이 군이...
-
질문하는 듯 하다가 본인 or 자식 자랑만 늘어놓는 화법 정말 별로임 울학교 경비...
-
23수능 미적 7
이때 풀면서 걍 ㅈㄴ 쫄렸음 14번 얼탱이 없는애가 갑자기 튀어나왔는데 ㄷ이 진짜...
-
나이차vs외모 3
10살연상 존예vs 나이차얼마나지 않는 평범녀
-
응애 컴공 갈꼬야
-
지금 강기분 토오전반 대기번호 520번대에서 3주만에 251번으로 줄었는데 개강전에...
-
세개 다 현장 응시 23>>24=25 23수능을 넘는 수학시험은 앞으로 안나올거같음...
-
더 친절한가요 아무래도
-
생각해보셈.
-
25수능 수학 틀린 번호는 15 20 21 22 (미적) 27 28 29 30...
-
보면 사람들 물타기도 심하고 정답을 정해놓고 사고하는 것 같음
-
어문에서 경영으로 복전하는 것만큼 경쟁률이 많이 치열해요???
-
올해 수능 44166입니다 화작 미적 생명 지구이고요 중학교 때 전교 1등으로...
-
GOAT
-
이시절 수학 진짜 좆같았는데 이때(23) 비해서 요새 솔직히 많이 쉬워졌다고 생각함
-
벌륨매직마렵 2
ㅗㅇ유ㅠㅇ우우웅
-
ㅈㄱㄴ
-
질문 받음 6
고졸 일용직 걸그룹 마스터 야구 중독자 (32년 무관 팀 팬)
-
화1 3 1
화1 42점 3될까요??
-
국어 85 수학 88 국어는 수능 기조 바뀐 후로 극복이 안 되네. 수능 기조...
-
넌 수능 봐라
-
뭐하지…
-
성적...? 헤으응
-
아는 지인이 오늘 서울대 수학과 면접 봤는데 면접 방식이 수학문제 풀기라는 거...
-
얘드라 하이하잉 4
-
재수 한국교원대 삼수 약대임 ㅋㅋ 지금봐도 ㅈㄴ 올리긴했노
-
차라리 생1지1을 하는게 낳아요 문과분들도 과탐런하세요~
-
의약품합성학 2
이새끼 개같으면 개추 ㅋㅋ
-
목표는 중경외시였지만 이번수능은 경북대가 최대인거같네요. 대학 가더라도 한번 더...
-
ㅊㅊ
-
고데기했다 11
흐흐
-
지방메디컬은 사탐 허용 학교가 희귀함. 몇개 있다는데 일일히 찾긴 너무 많아서...
-
걍 투과목 표점 1
떡상하게 해주세요
-
그.. 대학을 안 물어보시고 전공만 물어보셔서 대답해드렸더니 오해를 산 것 같네..
-
파이널집 들으면서 늘 그 생각함
-
ㅠㅠ 우리엄마 6평9평보고 기대 많이 하시던데 하..
-
재수하는데 빨리 사서 풀고싶음
-
진짜 개망할뻔 했네 스토브리그 보는거에 몇시간이 지나가는거야 ㅋㅋㅋ
-
일단 저는 수능이 미응시처리 되었습니다 가천대 논술은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3학년임
-
이렇게 추운 날에는 14
뜨끈한
-
반대로 전공과 무관한 일로도 먹고 살기가 가능한게 요즘인거 같음
-
안녕하세요 전역6개월남은 육군 군수생 입니다 22살 이고 내신 6등급 이였고...
이제 고3인데 알맹이만 공부할꼐연
네..새겨듣겠습니다.님도 꼭 재수성공하세요!! 한 달 동안 우셨다니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우리 모두 성공해요^^화이팅!!
형식적으로 공부하면 어떻게든 되곘지 이런 마음은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노력했다고 했는데 실패하고 난 후에 결국은 제 문제였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점수에 연연해하지 말고 진짜 실력을 쌓자구요. 같이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