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GURING [687059]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6-12-13 04:29:26
조회수 5,463

재수 확정 짓고 멘탈 붕괴... (고민 ㅠㅠ)

게시글 주소: https://cheetar.orbi.kr/00010080402

 11.17 수능 당일 가채점을 한 뒤, 방문을 닫고 2시간 동안 창밖을 보며 멍때렸습니다. 대학 수시가 발표났다는 소식을 듣고 혹여나 하는 기대감에 들어가봤지만, 그 대학은 제 수능점수를 안다는 듯이 광탈... 물론 저만큼 혹은 저보다 더 가슴아파하시고 속상해하실 부모님인걸 알지만, 애써 괜찮다고 말해주시며 재수하면 된다고 다독여 주셨기에 그래도 성적표 나오기 전인 12.7 까지는 기분전환을 위해 친구들을 만나 놀고, 그동안 참느라 못했던 것들 실컷하며 꿀꿀한 기분을 풀어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성적표를 받은 날.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다시 직시하던 그 순간. 심지어 가채점보다 더 떨어져있는 등급들응 두눈으로 확인하던 그 순간. 이 모든게 꿈이길 간절히 바라던 그 순간... 태어나서 처음받아본 과목별 등급에 저는 다시 우울감에 휩싸였고, 그 날엔 집에 오자마자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있었습니다. 아... 내가. 내가 정말 재수를 하는구나. 수능도, 점수도, 성적표도 모든게 다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게 현실이구나.


 수능 전까진 인생에 있어 별다른 실패를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늘 자신감이 가득했었죠. 언제나 성공가도를 달릴줄만 알고 살아왔지만 그렇게 오만함에 찌들어 있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난 어느정도 다르겠지.&&'라는 안일하고 편협한 생각속에 갇혀있었던 저는, 돌아보니 많은 것들을 등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이 가득한 존재였습니다. 물론 한번씩은 크게 흔들릴만한 실패나 위험들이 있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논리와 생각으로 제 자신을정당화하고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생각들이 하루이틀 쌓이다 보니 하루하루 심해지는 감정기복, 무의욕, 무기력함... &&'내가 굳게 믿어왔던 사고, 가치관, 목표들이 다 제대로 된건가?&&' 하는 의문과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패배감과 박탈감.


 다시 절 책상에 13-15 시간을 앉히게 할 강한 동기부여도 되지 않고, 목표의식도 사라지고, 모든게 혼란스럽습니다. 재수를 하면 되는걸까. 또 망치면 어떻게 되는걸까.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걸까. 내가 맞는걸까. 무엇을 하고 싶은걸까.무엇이 좋은걸까. 나는 왜이리 무능력한가.


 불확실한 미래와 목표, 불확실한 내 공부와 성적.


 날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힘이 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되는걸까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는 불안감과 고민들 속에 잠도 제대로 못잡니다. 몸도 마음도 더 망가져만 가는 기분이 듭니다. 수능을 망치고 나면 다른분들도 이런 경험을 하시는건가요?


 어머니께 두서없이 제 현재 상태를말씀드리니 짜증을 내시며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시겠다며 그런 정신상태로 재수고 뭐고 다 때려치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극히 공감합니다. 이런 상태로는 아무것도 못할거 같거든요. 돈 낭비, 시간 낭비가 되기전에 저도 하루빨리 이 좌절감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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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KuMeD18 · 682238 · 16/12/13 04:32 · MS 2016

    전 수능다음날에 부모님께 계획말씀드리고 긍정적으로 말씀드렸어요.
    원하는 바가 있기때문에 백세인생에 1년쯤 좋은 경험한다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구요.
    저도 인생살면서 굴곡없이 지내왔기때문에 공감이 더 되네요 ㅠㅠ
    마음 추스리시고 부모님과 진지한 대화 해보세요!!

  • MOGURING · 687059 · 16/12/13 04:35 · MS 2016

    뭔가 대화로 풀릴만한 내용이 아닌거 같아요. 수능이 끝나자 마자 바로 재수에 대한 확신과 목표를 가졌지만... 날이 갈수록 무뎌질뿐만 아니라 제 자신이 초라해보입니다.

    물론 집에서는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계십니다. 똑같이 백세인생에 1년 더 해보는게 무슨 대수냐라며 말씀해주셨지만, 날마다 더해가는 좌절감에 어떤 생각조차 하기 힘드네요...

  • SkKuMeD18 · 682238 · 16/12/13 04:40 · MS 2016

    말씀하시는거보면 저희부모님이랑 거의 비슷한 마인드 같으세요! 제가 긍정적으로 나가니까 그에 맞는 대우 해주시더라구요 !

    어쩔수없이 재수를 하게되는 상황이라면 피할수없으니까 밑에분 말처럼 어차피할거 ㅎㅎ ㅠ

    집에서 퀭 하시지 마시고 친구들과 여행을간다든지 하지못했던 여가활동을 한다든지요 ㅎ
    파이팅입니다 ㅠ

  • MOGURING · 687059 · 16/12/13 04:42 · MS 2016

    사실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요근래 저런 잡생각들이 머리속에 가득하니 안되더라고요... 너무 답답해서 그만 ㅠㅠ 나름 멘탈관리 다 된줄 알았더니 시기상조였던건가요...

  • SkKuMeD18 · 682238 · 16/12/13 04:45 · MS 2016

    힐링되는 영화이런거 찾아서 한번 보세요!

    감정이입돼서 위로가 좀 될것같은데요??

  • MOGURING · 687059 · 16/12/13 05:27 · MS 2016

    그럴까요 ㅎㅎ 다시 영화를 찾아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 수현아돈길만걷자 · 674839 · 16/12/13 04:36 · MS 2016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그냥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셨음 좋겠네요
    어차피 재수할 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 MOGURING · 687059 · 16/12/13 04:38 · MS 2016

    아무런 목표의식이 없어졌어요. 동기부여도 안되고, 될만하면 계속해서 꺼져버립니다. 어쩌죠?

  • 수현아돈길만걷자 · 674839 · 16/12/13 04:49 · MS 2016

    우선 좀 쉬시는게 낫지않을까요
    지금 상황에선 공부해도 잘 안될거같은뎅
    도움이 되지못해 죄송합니다ㅠㅠ

  • MOGURING · 687059 · 16/12/13 05:27 · MS 2016

    그냥 그럴까 봅니다... 좀 더 쉬어야 할까요 ㅠ

  • HZKnTIhrtl2xLm · 655383 · 16/12/13 04:54 · MS 2016

    몇일전까지 님과 같은생각을 하고있었던,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으로서 몇자 적어봅니다.
    과정에서 후회가 없다면, 즉 최선을 다했다면, 패배감과 박탈감을 가지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절대 지신게 아니에요. 기나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서 그까지 간거잖아요. 거기에서 숫자따위가 감히 표현할수 없는 가치를 얻으신거라고 생각해요.
    내년이 두렵죠.. 누구나 다 그럴꺼에요.. 내가 이런 짓을 또해야하나 싶고..근데 지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떈가요.. 수고했잖아요 . 님은 지금 놀 자격이 있어요. 좌절감 무기력함 수능 그런거 다 잊어도 되잖아요. 해물탕 오르비 그런거 보면서 컷보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지금 보는건 의미도 없다잖아요. 얽매이지 마요 . 일단 하고싶었던 것 다 하면서 내일부터 푹 쉬세요. 아무생각하지말고. 진짜 수고하셨습니다.

  • 미나리 무침 · 703903 · 16/12/13 04:55 · MS 2016

    제가 감히 조언을 드려보자면 일단 수능 성적을 받아들이시고요
    현역 생활을 한번 돌이켜보시고 잘 해온점과 잘못 해온점을 찾아내 보세요
    재수 계획표도 한번 세워보시고.....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해보고 미래의 계획을 세워보는게 제게는 도움이 됐던거 같아요
    그리고 재수할떄는 항상 할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최고가 아닌 최선을 생각하세요
    최고는 통제할수 없는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게 부지기수지만 최선은 자기자신에 의해 만들어지니까 재수 하실때 최선을 다해 노력하신다면 마음을 좀 가라앉게 하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저도 수능날까지 그런 생각으로 버텨왔거든요
    행운을 빌께요 ㅎㅎ

  • MOGURING · 687059 · 16/12/13 05:28 · MS 2016

    아마 저도 무섭나봅니다. 모든걸 인정하고 내려놓는다는게 쉽지가 않네요. 하루빨리 제가 그럴수 있기를 ㅠㅠ 감사합니다 ㅎㅎ

  • 인설의17학번 · 622621 · 16/12/13 05:18 · MS 2015

    저랑 느꼈던 감정이 비슷하시네요. 야밤이라 머리도 잘 안 돌아가니 핵심만 쓰겠습니다. 현실을 인정하세요. 화나고 슬프고 두렵고 원망스럽고 절망에 찌들어있고 나만 뒤쳐진다는게 도저히 용인이 안 될수도 있어요. 그래서 현실을 외면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저도 그대로 느꼈고 저는 재수를 시작하고나서도 은연중에 제 현실을 외면하려고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인정하자니 당장 눈 앞의 가혹한 현실이 너무나도 화나고 슬펐기 때문에요. 참고로 저는 7월 중순이 되어서야 완전히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고나니 목표가 뚜렷해지고 해야할 일들을 전보다 수월히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재수를 할 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하셔야 합니다. 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분적이라도 현실을 직시하셔야 하구요. 시간은 충분해요. 그동안은 생각정리를 하시고 결정을 내리세요. 많이 힘들거에요. 많이 아플거에요. 지금껏 살아온 인생 중 가장 중요한 시험을 망쳤다는 것도, 성공만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진 것도, 나 하나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도...어느것도 자기편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일 수도 있어요.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될 거에요. 두서없이 적었는데 새벽이니 이해해주시고...결론은 우서 현실을 최대한 인정하시고 감정을 추스린 뒤 선택은 신중히 하시되 그 길로 바로 과감히 밀고 가세요. 저도 재수했지만 삼수를 할 지도 모르는 처지라, 그리고 제가 현역 때 수능 실패한 뒤의 모습이 보여서 자려다 한마디 하고 가요. 파이팅.

  • MOGURING · 687059 · 16/12/13 05:30 · MS 2016

    두서없는 글에 이만큼이나 성의를 보여주시다니... 너무나 감사하네요 ㅠㅠ 좋은 결과가 있으실거에요. 조언 정말 감사드리고 꼭 힘내서 오르비에 자랑스럽게 인증글 올려보고 싶네요 ㅎㅎ

  • 베타붕괴 · 690231 · 16/12/13 07:47 · MS 2016

    저랑 상황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수능성적표받고 예상등급보다 떨어져있어서 재수를 결심은 했지만 또 망하면 그땐 진짜 어떡하나 또 지겨운 수능공부를 다시해야하나 이런불안감으로 자존감도 추락하고 스스로 자괴감들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어차피 재수하실 생각이라면 상담 받아보시는것 추천드려요. 저도 성적표받고 우울해서 상담받으러 가서 지난 1년동안 내 실패요인과 앞으로 전략에 대해서 들었는데 듣기전엔 진짜 재수하기 싫다, 왜 나만 이런삶을 살아야 되는거지 했는데 그래도 그 전보다는 더 희망차게(?) 살아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인중에 좀 장수생이었던 사람한테 수능 망했다, 이야기하니까 진짜 힘들고 자괴감들것같다고 바로 공감해주더라구요. 수능 망해서 겪는 무력감은 모두 똑같다고ㅠㅠ 1년을 대학만을 바라보고 새내기가 되어 캠퍼스를 거니는 상상들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나버렸는데 우울하고 슬픈건 당연한거라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우울해하지 말아요! 수능 더 보고싶어도 못보는 N수생도 많은데 아직 현역이잖아요!!! 너무 의식의흐름대로 썼네요 ㅈㅅ.. 그니까 결론은 컨설팅? 상담? 한번 받아보세요. ㅎㅎ

  • MOGURING · 687059 · 16/12/13 09:11 · MS 2016

    제 멘탈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면 뭔들 못하리. ㅎㅎ 감사합니다 ㅠㅠ

  • Cp5gBSPJT2At4w · 663700 · 16/12/13 08:58 · MS 2016

    모의고사 보다 수능성적이 않 나왔다고 지난 시간에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았던건 아닐거예요. 결과가 잔인하지만 그래도 수고한 자신을 먼저 안아주고 위로해줘요. 진짜 수고 했다고 그리고 조금더 힘을 내자고! 12월,1월은 맛있는거 먹고 놀러도 다니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2월부터 다시 시작해도 충분할 거예요. 이때 좀 쉬어야지 공부하다 보면 지치더라구요 쉬면서 열심히 했지만 부족했던 부분 천천히 생각해 봐요. 실력이든 멘탈 측면이든 분명히 몇가지 고칠부분 있을거고 그것만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 공부하다보면 다시 도약할 기회가 올거예요. 재수하면서 제일 힘들었던건 열심히 했는데 또 못 보면 어떻하지 라는 막연한 불안감 이었는데 그건 다시 수능을 봐야 극복이 되는거고 모든 수험생이 다 느끼는 것 같아요. 다 잘될거예요 화이팅!

  • MOGURING · 687059 · 16/12/13 09:12 · MS 2016

    그렇다면 고칠게 너무 많지 않을까...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ㅠㅠ

  • 처칠 · 450786 · 16/12/13 09:09 · MS 2013

    작년 제모습이랑 비슷하시네요 저는 조기선행반했었는데 현실인식과 공부에있어서 자기모습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됐었던 것같아요, 지금 주위 저와 제친구들,사람들 보면 재수 ☆거아니에요! 새로운 시작과 설레이는 내년 12월을 맞이하실 수 있습니다.이건 지금 고민하는 님태도에 있어서 100프로 확실한 결과에요!! 큰 사람이 되기위해 하늘은 큰시련을 준다해요 지금 님은 남탓하지않고 고민하고있는걸 보니 작년저보다 상황이 훨씬 나은걸요!!!!6,평이 다가오면 남신경쓸 새도 없이 님 스스로에게 몰입되실거에요. 지금은 이렇게 고민하시는게 바람직한 것같아요. 힘내세요!!얍얍!!!!!!!

  • MOGURING · 687059 · 16/12/13 09:12 · MS 2016

    안그래도 1월에 조기선행반 들어갈 준비하고 있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ㅠㅠ

  • 처칠 · 450786 · 16/12/13 09:16 · MS 2013

    이말씀 또 드리려했는데 읽어봐주세요!!ㅎ 답변을 금세 쓰셔서 수정이 불가했네요..ㅎ

  • MOGURING · 687059 · 16/12/13 09:19 · MS 2016

    아아 정말 감사드려요 ㅠㅠㅠㅠ 저도 많이 부족하답니다.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자랑글에도 꼭 축하해주세요 ㅠㅠ

  • 처칠 · 450786 · 16/12/13 09:20 · MS 2013

    넵 꼭 성공하세요!^^

  • 처칠 · 450786 · 16/12/13 09:18 · MS 2013

    조기선행반이 백프로 좋다고 생각하진 않아요.물론 제작년점수는 조기반이 필요했을 수있지만, 건동홍숙라인이시라면 2월부터 하셔도 될것같은데 111뜬친구들이 조기선행반 안하고도 그렇게 이룬거라..

  • MOGURING · 687059 · 16/12/13 09:21 · MS 2016

    수능외의 성적은 평균 서성한 이상이지만, 수능은 아아... 암담했기도 하고 집에서 빡시게 돌릴 생각이라 안듣고 싶어도 그건 제 의지대로 할 수가 없네요 ㅠㅠ

  • 처칠 · 450786 · 16/12/13 09:30 · MS 2013

    그럼 선행반다니시되 지금은 너무자신을 몰아붙이시진마세용 님 그정도 포텐이면 재수해서 서연고 나오실수있어요!!! 홧팅!